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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광역시 집값 2개월 연속 하락…‘여신심사 강화’ 폭풍전야?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지방 주택시장 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질 못하고 있다. ‘봄 성수기’란 말은 올해만큼은 빛이 바랬다. 5월부턴 비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예정대로 적용된다. 우려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보다 0.03% 상승했다. 3월의 상승폭(0.01%)을 넘어선 결과다. 연초부터 온 나라의 주택시장이 거래부진에 빠졌으나 그나마 3~4월에 거래 상황이 개선되면서 어느 정도 걱정을 씻어냈다. 물론 통계가 존재하는 지난 30년간의 4월 평균 상승률(0.67%)에는 못 미쳤다. 대체로 조용한 4월이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광역시 5곳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1%로, 전달(-0.02%)에 이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0.04%를 기록한 기타지방도 3월(-0.05%)에 이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구, 광주, 대전, 충남, 충북, 경남, 경북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달부터 수도권 바깥 지역에서도 가계부채 관리대책이 적용된다. 일각에선 최근 2~3년 사이 매매가 급등, 공급 과잉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주택시장이 더욱 침체를 겪을 것으로 우려한다. 사진은 대구 수성구 전경. (사진=대구시)

특히 대구와 대전은 올해 내내 가격이 떨어졌다. 대구의 1~4월 누적 변동률은 –0.93%, 대전은-0.05%였다. 광주는 2개월 내리 매매가가 떨어졌다. 울산은 도시 전체적으론 아파트 매매가가 올해 내내 상승하고 있으나, 조선소와 협력업체들이 몰려있는 동구는 3~4월에 0.44%가 하락했다. 어려움에 빠진 조선업계가 구조조정 절차를 밟으면서 주택수요가 잔뜩 위축된 모양새다.

이 밖에 올 1~4월 누적 변동률은 ▷충남 –0.34% ▷충북 –0.39% ▷경남 –0.11% ▷경북 –0.77%를 각각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울산을 비롯해 국내외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수도권에만 적용되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방침이 지방까지 확대를 앞두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대구 등지는 신규주택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이 비수도권에 끼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비수도권 고객들도 자발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과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추가 부담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규제’가 아님을 시장에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지방 주택시장의 약세가 온전히 대출규제로 촉발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에서 집을 구매할 경우 대출 금액이 수도권에 비해서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 여건이 까다로워진 탓에 집을 구매가 불가능에 가까워지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수요자들의 구매 심리가 어느 정도 위축되는 것까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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