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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사범 1분기 전년比 60%↑…‘마약청정국’ 박탈 위기
-검ㆍ경, 사상 최초로 마약 합동수사반 편성키로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 환각효과가 일반 대마보다 6배나 높은 신종마약, 속칭 ‘신의 눈물(Tears of God)’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판매한 학원강사 이모(40) 씨 등 일당 8명이 지난 20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 일당은 미국인 A씨로부터 손세정제로 위장한 신의 눈물 4530㎖(시가 4억원 상당)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는 홍보를 위해 서울 신촌의 한 바에서 사업설명회까지 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이 사상 최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도 폭발적인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SNS와 국제 특송화물 등 유통 경로가 다변화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던 한국의 ‘마약청정국’ 지위도 사실상 박탈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29일 대검찰청의 ‘마약류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 마약사범은 총 3184명으로 전년 동기(1992명) 대비 59.8% 급증했다. 세부 유형별로 보면 1월부터 3월까지 밀조ㆍ밀수ㆍ밀매 등 공급사범은 910명으로 전년(634명) 대비 43.5% 증가했고, 투약사범 역시 1136명에서 1806명으로 59% 늘어났다. 소지사범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04명에서 올해 20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마약사범이 증가로 그동안 지켜온 마약청정국 지위도 사실상 풍전등화 신세가 됐다. UN이 정하고 있는 마약청정국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한국의 경우 대략 1만2000명 선을 넘어서면 마약청정국 지위를 박탈 당한다. 지난해의 경우 1만1916명이 적발되면서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종전에는 2009년(1만1875명)이 가장 많은 숫자였는데, 올초의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1만5000여명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스마트폰과 SNS 등을 통해 손쉽게 신종마약류가 거래되면서 지금까지 비교적 마약과 거리가 멀었던 여성과 청소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여성 마약사범은 2272명으로 전체 적발자 가운데 19.1%를 차지했다. 외국인 마약사범도 해마다 10~20%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약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정부는 지난 26일 ‘마약류 범죄 근절 종합대책’에서 사상 최초로 마약수사에 대한 전국 규모의 검ㆍ경 합동수사반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 인천공항에 특송물류센터를 신설해 통관되는 전체 특송화물에 대한 체계적인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온라인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한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한다. 인터넷 등에서 마약류를 제조하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광고하면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그밖에 신종마약류의 빠른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임시마약류 지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4~5개월에서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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