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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브랜드 ⑦]아이스크림 메시지가 있다…‘돈 선거 반대’ 시위하는 창업자, 그리고 벤&제리 아이스크림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회사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경찰에 붙잡혀가면 대부분의 회사들은 숨기기 급급하다. 하지만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회사 벤&제리는 회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창업자 벤 코언과 제리 그린필드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사실을 알렸다. 경찰차를 배경으로 찍힌 두사람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들은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돈 선거 반대 시위를 벌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체포됐다.

벤&제리의 CEO인 요슈타인 솔하임은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이윤을 키우는 것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실제 벤&제리는 위트를 담은 아이스크림 제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출시한 신제품 ‘세이브 아워 스월(Save our Swirled)’이 대표적이다. 라즈베리가 소용돌이처럼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으로, 기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클린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벤&제리 직원들은 전기차 테슬라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이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기도 했다.


아이스크림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벤&제리(출처=게티이미지)
돈선거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벤&제리 창업자들(출처=벤&제리 트위터)
2015년 파리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출시한 ‘세이브 아워 스월’(출처=벤&제리 홈페이지)
알래스카 야생동물 보호를 주장하며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선보인 ‘베이크드 알래스카’(출처=게티이미지)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장에 나타난 창업자 벤 코언(오른쪽)과 제리 그린필드(출처=게티이미지)

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허용했을 때는 이를 기념한 초코칩쿠키 아이스크림 ‘아이도우 아이도우(I Dough I Dough)’를 선보였다.

‘버니의 열망’은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며 올해 초 출시한 제품이다. 민트아이스크림 위에 있는 초콜릿을 숟가락으로 깨트려 섞어 먹어야 한다. 상위 1%를 상징하는 초콜릿을 부수고 서로 섞이자는 뜻이다. 샌더스가 내세우는 ‘부의 재분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앞서 2005년에는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석유 시추를 허용하는 법안이 제출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회의사당 앞에서 1140파운드(약 517㎏)짜리 아이스크림 ‘베이크드 알레스카’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거나, 미국 식품의약국이 복제 동물에서 나온 고기와 우유가 안전하다고 밝히자 국회의사당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등 사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 성소수자 차별, 돈선거 퇴출에 앞장=벤&제리는 1978년 버몬트주에서 주유소를 개조해 만든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로 출발했다.

1983년 가축성장호르몬(rBGH) 반대를 선언하며, 유전자변형식품(GMO) 반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벤&제리는 2000년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하지만 인수조건은 독립된 이사회가 벤&제리의 사회적 역할, 브랜드 신뢰도, 제품의 질을 책임진다는 것이었다.

벤&제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사회적인 임무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GMO 반대, 기후변화, 성소수자 차별 반대, 공정거래, 돈 선거 퇴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임원과 적게 받는 직원의 연봉 차이가 5배 이상 나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창업자 벤 코언과 제리 그린필드는 버니 샌더스 유세장에 나타나는 등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다른 후보 지지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특정 후보를 적극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벤&제리는 동성 결혼 허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호주에서도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손님이 줄어들수도 있지만 ‘성소수자 차별 반대’가 회사의 핵심 신념이기 때문이다.

벤&제리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손님을 ‘고객’이 아닌 ‘팬’이라고 부른다. CEO인 솔하임은 “손님을 고객 이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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