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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조선ㆍ해운 수뇌부 수조원 손실에도 ‘거액 보수’
-최은영 한진해운 전 대표 2013ㆍ2014년 74억 이상 수령…자율협약 직전 지분 처분 ‘도덕성 논란’
-현대상선 현정은 회장ㆍ삼성중 박대영 사장 작년 보수 증가…대우조선 고재호 전 대표는 22억 챙겨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한국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해운과 조선업계의 대표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개인 곳간은 확실히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도 평소와 다름없는 급여를 받아간 회사까지 나왔다. 오너 일가와 대다수 전문경영인들은 조단위 적자 속에서도 퇴직금을 빼고도 하루 200만원 이상의 일당을 챙겼다.

최은영 한진해운 전 대표(현 유수홀딩스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포기까지 선언한 국내 해운업계 1위 한진해운은 해운경기 악화로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 업계는 한진해운의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가 작년 4분기와 같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2013년 영업손실만 4123억원에 달했지만,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 등으로부터 1조원 지원을 받아 2014년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7조7354억원으로 2013년(9조6497억원)보다 19.8% 줄어들었다.

극심한 경영난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지만 임직원 보수는 오히려 올랐다. 특히 최은영 전 대표(현 유수홀딩스 회장ㆍ54)는 2013년과 2014년 보수로 퇴직금을 포함해 74억원 이상을 챙겼다. 이 가운데 퇴직금이 52억4371만원으로, 한진해운 경영에 관여한 8년여 기간에 비해 과한 퇴직금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해운의 직원 1인당 연평균 급여도 2013년 6491만원에서 지난 해에는 6656만원으로 증가했다.


최 전 대표와 그 자녀(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을 발표하기 직전인 6일부터 10여일간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해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최 전 대표가 매각한 주식량은 전체 주식의 0.39%인 96만여주로 약 31억원 규모다. 시세차익은 10억원 가량으로 추산돼 ‘도덕성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 전 대표는 2007년~2014년 한진해운 회장(등기이사)로 재임한 동안 두 딸과 함께 배당금 69억원도 챙겼다. 한진해운은 2007년 주당 500원, 2008년 주당 750원, 2010년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최 전 대표는 한진그룹 조중훈 창업주의 3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이다. 조수호 전 회장이 2006년 지병으로 별세하자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2014년 11월 한진해운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회사를 넘기고 현재 정보기술(IT)사업과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최은영 전 대표는 최현열 NK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촐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다. 일본 세이신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5년 조수호 회장과 결혼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의 주축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상선도 다를 바 없었다. 현대상선의 매출은 2013년 7조686억원에서 지난해 5조7685억원으로 1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현대상선은 이 기간 동안 단 한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2013년 3626억원의 영업적자를 비롯해 2014년(-2350억)과 지난해(-2535억원)에도 대규모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해마다 수천억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현정은(61) 회장은 매년 1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2013년과 2014년 보수는 8억8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억6000만원으로 9% 올랐다. 직원 1인당 연평균 급여액도 2013년부터 3년간 8.7% 하락하는데 그쳤다. 2014년(7318만원)에는 전년대비 2.2% 이상 오르기까지 했다.


다만, 현정은 회장은 자율협약 신청 전 사재 300억원을 출연하고, 지난 3월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자구안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만큼 그룹의 명운을 걸고 현대상선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정은 회장은 2003년 남편 정몽헌 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5남)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현대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현 회장의 부친은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으로 현대상선의 모태인 신한해운을 창업한 인물이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대표(왼쪽부터), 이재성 현대중공업 전 대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해운업계와 함께 핵심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조선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14조8345억원이었던 매출이 2년 만에 9조7144억원으로 3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까지만해도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적자액은 1조5019억원에 달한다. 

박대영 대표의 보수는 지난해 1조원대 영업손실을 봤는데도 2013년 이후 3년째 10억원이 넘는 임금을 받아왔다. 직원 1인당 연평균 급여도 7000만원대를 유지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매출액은 2013년 이후 2년간 15조원대를 지켰지만 영업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영업적자는 2013년 7783억원, 2014년 7429억원을 보이다 지난해에는 2조9371억원으로 치솟았다. 

고재호 전 사장은 대규모 영업적자에도 2013년과 2014년에 8억원대 보수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퇴직금 15억여원을 포함해 21억54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연평균 급여는 7500만원으로 2013년과 같았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이후 조단위의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2013년 801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4년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적자는 2014년 3조2494억원, 지난해 1조54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재성 전 대표는 2013년 9억7135억원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퇴직금 24억3500만원과 함께 36억원이 넘는 돈을 회사에서 타냈다. 직원 1인당 보수는 2013년 7232만원에서 지난해에는 7826만원으로 8% 넘게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인상 요구를 강행하기로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조만간 최대 3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cheon@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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