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후변화가 레스토랑 음식 가격 올린다…이유는 가뭄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기후변화가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샐러드 등의 음식 가격을 올린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후변화가 식량생산 비중이 큰 일부 지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가 레스토랑 음식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아닌 가뭄이다.

23일 송열음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해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영리 단체 ‘Business Forward Foundation’는 보고서 ‘기후변화가 외식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소고기 가격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약 34% 올랐는데, 이는 많은 소를 사육하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의 심한 가뭄 때문”이라고 밝혔다. 레스토랑에서 자주 찾는 스테이크의 주요 재료가 소고기란 점을 감안할 때 가뭄으로 인한 소고기 가격 상승은 스테이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가뭄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로 4년째 접어드는 가뭄은 주요 농산물 가격의 변동 요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과일과 야채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양배추의 70%, 아보카도의 76%, 포도의 90%, 그리고 대부분의 아몬드 생산량이 포함된다. 지난 2년간 야채와 과일 가격은 평균 5% 정도 상승했는데, 토마토 가격은 2011년 캘리포니아 가뭄 이후 20%나 급등했다.

과일과 야채 가격 인상은 당장 식당 경영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필요한 식재료 구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2014년 기후변화로 멕시코에서는 라임 생산량이 줄어 라임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캘리포니아에서는 체리와 살구 시즌이 빠르고 짧았다. 현재 각 레스토랑들은 과일과 야채 등 필요한 식재료가 적당한 양만큼 들어오는지 매일 확인해야 할 정도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식음료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뉴잉글랜드의 경우 수온이 증가하면서 바다가재 개체수 가 감소했고, 이는 어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또 커피 산업 업체들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커피 생산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오는 208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가 동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열음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보리 등의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벨기에의 가장 유명한 맥주 제조업체는 감산 압력을 받고 있다”며 “부리또(또띠야에 싸먹는 베이컨 볶음밥) 외식업체인 치폴레도 기후변화로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를 조정하는 등 기후변화가 전체 외식업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는 곧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