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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전벽해 요즘 이혼 ③] 아내들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맞고 사는 여성은 옛말
-‘폭력남편’ 비율 10년새 91%→69%로 감소

-반면 남편 때리는 아내 비율은 2배 넘게 증가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ㆍ고도예 기자] #. 결혼 14년차 무렵 배모 씨는 남편 윤모 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두 자녀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배 씨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빠졌고, 이는 결국 남편을 향한 폭력으로 이어졌다. 윤 씨의 눈은 멍투성이가 되기 일쑤였고, 얼굴에 생긴 배 씨의 손톱 자국을 숨기기 바빴다. 배 씨가 피아노 의자로 윤 씨의 머리를 내리쳐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했다. 급기야 ‘매맞는 남편’이란 소문이 돌자 윤 씨는 회사를 그만뒀다. 참다 못한 윤 씨는 2011년 12월 이혼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이 2013년 윤 씨의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악몽 같은 결혼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가정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폭력 남편’이 지목됐지만 이처럼 거꾸로 남편을 때리는 아내도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004년과 2014년 가정폭력 가해자를 분석한 결과 과거와 달리 아내들이 남편의 폭력에 맞대응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가정 이미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2014년 한해 서울가정법원과 부산가정법원, 서울중앙지검 등으로부터 상담위탁을 받은 가정폭력 가해자 93명을 분석한 결과 ‘폭력 아내’ 비율이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가정폭력행위자 상담 통계(2014년 및 2004년과의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상담위탁된 가해자 중 남성은 77명(82.4%), 여성은 16명(17.2%)이었다.

남성이 63명(92.6%), 여성이 5명(7.4%)이었던 2004년과 비교하면 가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여성 비율이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비율이 69.9%(65명)로 여전히 가장 많지만 2004년 91.2%(62명)에 비하면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면 남편의 폭력에 아내가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폭력은 11.9%(11명)로 2004년 2.9%(2명)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아내들이 과거 남편의 폭력에 무기력하게 당했던 것과 달리 최근 방어를 위한 맞대응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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