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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비통 회장만 바라보는 한국 면세점
내한 아르노 회장에 쏠린 눈

펜디 등 60개 명품브랜드 소유
한화·HDC신라등 사활건 유치전
재벌가오너 누구 만날지 초미관심



세계 1위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19일 방한함에 따라 면세점 업계의 시선이 온통 그의 행보에 쏠려 있다.

아르노 회장은 20~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패션 관련 행사인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아르노 회장의 방한 소식에 ‘3대 명품(에르메스ㆍ루이비통ㆍ샤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신규 면세점들도 부산해졌다. 


LVMH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펜디 등 60개 명품을 거느리고 있다. 면세점 성공의 ‘키(Key)’를 쥐고 있는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신규 면세점들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명품 입점 여부가 사실상 신규 면세점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실제 3대 명품의 매출은 면세점 1년 매출의 10~20%를 차지하며 매출 상위 5위권 내에 항상 포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명품 ‘빅3’를 유치하면 외국인 관광객, 특히 요우커(旅客, 여행객)를 잡는 ‘결정적 한방’이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신규면세점으로선 3대 명품 유치는 곧 단기간 내에 면세점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마법의 열쇠’인 셈이다.

현재 3대 명품 브랜드가 모두 입점한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동점, 롯데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 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등 4곳뿐이다.

지금까지 신규면세점들의 3대 명품을 향한 러브콜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여전히 벽은 높다. 지난해 9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HDC신라면세점 사업권 획득 후 프랑스 파리에서 직접 아르노 총괄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영업을 시작한 HDC신라면세점이나 한화갤러리아도 루이비통을 포함한 3대 명품을 유치하지 못한 상황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매장수 확대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두산과 신세계의 3대 명품 유치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업계에서는 롯데 월드타워점이 특허권을 잃지 않는다 가정 하에 루이비통을 포함한 3대 명품의 선택은 HDC신라면세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3대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해 재벌가 오너들이 직접 움직일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아르노 회장은 지난 2012년 방한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부진 당시 호텔신라 전무를 하루에 모두 만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아르노 회장이 누구를 만나는지, 어느 곳에 자신의 브랜드를 ‘허락’하는지가 오너가의 자존심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면세점 성공을 위해 ‘3대 명품’ 유치만을 바라보는 국내 면세점 업계의 모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자체 콘텐츠 개발 없이 단지 외국 브랜드에 의존하는 건 단기 처방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모든 주도권이 명품 브랜드에 넘어가 있고, 신규 면세점들은 오로지 간택만 기다리는 형국”이라며 “면세점이라는 채널이 브랜드 홍보와 육성을 위한 최고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같다. 결국 이름은 다르지만 똑 같은 색깔의 면세점만 더 생겨난 꼴”이라고 토로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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