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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과거·현재가 공존하는 ‘을지로 골목길’관광코스 되다
한때 청계천과 더불어 ‘못만드는 것이 없는 곳’이었던 을지로. 조선시대에는 구리빛이 나는 고개라 해서 ‘동현(銅峴)’ 혹은 ‘구리개’로 불렸으며, 일제때 ‘황금정(黃金町)’으로 불리다 1946년 10월 1일 일제식 명칭들을 개정할 때 지금의 이름을 ‘을지’를 갖게 됐다.

을지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서울의 중심 그것도 명동 바로 인근에 1960년대부터 1980년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이해가 될까? 을지로 골목길은 서울의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서울중구 을지로 골목길은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하다. 서울의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사랑받는 이곳이 골목길 투어인‘ 을지유람’을 통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서울 중구는 이런 을지로 골목에 숨은 볼거리와 가치, 특색있는 이야기를 체험하는 골목길 투어인 ‘을지유람’을 오는 23일부터 운영한다.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3시부터 진행하는 ‘을지유람’은 중구민들로 구성된 구민해설사들의 안내로 타일ㆍ도기거리, 송림수제화(서울시 선정 미래유산), 원조녹두, 노가리골목, 양미옥, 공구거리, 통일집, 조각거리, 조명거리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돼 있다.

▶탱크도 만든다던 을지로 공구거리=청계천 수표교~관수교 남단 350m에는 전국, 나아가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 일대를 거래 상대로 하는 530여개의 공구상점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한때 설계도만 주면 탱크도 만든다는 ‘공구의 종가’다. 적은 양으로 필요한 모든 것들이 부근에서 손쉽게 조달돼 도면 하나만 들고 가면 그 자리에서 부품들을 깎아다가 물건을 만들어준다.

6.25 직후 청계천변에 터를 잡기 시작한 공구상가는 61년 청계천이 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자리잡았다. 월남전은 이 일대에 특수를 불러 일으켰다. 이곳에서 큰 상인들은 경기도 시흥이나 서울 남서쪽 구로 등으로 분가해 또다른 공구거리를 만들어 냈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을 아직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세상 비추는 을지로 조명거리=을지로3가부터 4가에 걸쳐있는 조명거리는 을지로의 건축자재 관련 업종중 뒤늦게 자리잡았다. 현재 210여개의 조명상가가 위치해 있으며, 70~80년대를 을지로 조명상가의 전성기로 꼽는다. 전국의 실내장식, 건축관련 업자들이 허리에 현금을 차고 와서 조명을 사갈 정도로 한국의 조명중심지였다. 지금도 다양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오래된 맛집들 많아=‘원조녹두’는 오래된 노포집으로 15종류의 전은 각각 맛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원조녹두집이라고 할만한 가치와 세월의 맛이 정겨운 집이다. 현재도 블로거들에 의해 많이 알려졌지만, 을지로 상권이 활발했던 시절부터 주변 상인들이 줄서서 먹던 집으로 유명하다.

‘양미옥’은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유명한 양과 대창 전문점이다. 보기에도 두툼한 양과 독특한 양념이 이 집의 특징으로 양과 대창은 빨갛게 양념이 되어 나온다.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설렁탕집으로 유명한 이남장, 군만두로 유명한 오구반점, 평양식 냉면으로 이름난 을지면옥, 돼지갈비의 참맛을 알 수 있는 안성집, 순댓국과 머리고기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전통아바이순대 등이 투어 코스에 있어 오래된 맛집들을 순례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하루의 시름 덜던 노가리 골목=노가리골목은 퇴근시간 무렵 서서히 골목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이 일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일대의 호프집들이 골목들을 독차지하는데 야외까지 꺼내놓은 테이블은 내려놓기 무섭게 손님들로 붐빈다. 앉자마자 주문도 받지 않고 인원수대로 노가리와 생맥주를 척척 내놓는다.

이 골목에는 13개 호프집이 있는다. 우리나라에서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곳이다. 서울시의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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