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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의 무덤’ 지중해, 500명 사망설…“구해주세요. 2016년 4월 16일”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구해주세요. 2016년 4월 16일” 수백명의 난민을 싣고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선의 바닥에 적혀 있던 메시지다. 이 난민선은 지중해에서 사고로 전복돼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대 500명이 익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18일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돼 700여명이 숨진 비극적 사고가 일어난 지 꼭 1년만이다.

최근 아프리카 북부에서 이탈리아로 가려고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이 급증하면서 지중해가 또 다시 ‘난민의 무덤’이 되고 있다. 18일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지중해 선박 전복사고의 생존자들의 말을 인용해 당시 사고로 최대 500명이 익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수단, 이집트 등 아프리카 출신의 생존자 41명은 자신들을 포함해 난민 240여명이 리비아 항구도시 투브루크에서 출발해 지중해 해상에서 다른 배로 옮겨탔다고 밝혔다.




소말리아 출신 압둘 카디르는 BBC에 “브로커가 우리를 30m 길이의 더 큰 배에 타게 했다. 그 배에는 최소 300명이 이미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상태로 지중해를 건너던 이 선박은 한 밤중에 엔진 고장으로 전복됐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한 생존자는 난민 브로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엔진을 일부러 파손시키고 작은 보트를 이용해 리비아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브로커는 탈출 직전에 배에 탄 난민들을 구해달라고 구조 요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 필리핀 선적의 화물선이 그리스와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무전을 듣고 난민 41명을 구해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로 옮겼다.

무아즈라는 이름의 한 에티오피아 난민은 “아내와 아기가 내 눈앞에서 익사했다”고 말했다.

최대 500명의 난민이 숨졌다는 주장에 대해 주이집트 소말리아 대사관은 사망자가 4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그리스 해안경비 당국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유엔난민기구(UNHCR)도 트위터를 통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정보는 부정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이주기구(IOM) 발표를 인용해 지난 17~18일 동안 600명에 가까운 난민이 구조돼 이탈리아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구조 과정에서 6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생존자 중 2명은 브로커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상을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유럽연합(EU)과 터키의 난민송환 합의로 지중해를 건너는 유럽행 난민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IOM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올 들어 중부 지중해 루트로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2만3170명으로 최근 3일 동안에만 6000명에 육박한다. UNHCR 집계에서도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온 난민 숫자는 올해 3월 9600명으로 지난해 3월 2283명의 4배 이상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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