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비운의 지우마 호세프, 추락 원인은…부패보다 경제?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탄핵 절차 본격화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하게 됐다. 부패 문제가 단초였지만 악화된 브라질 경제가 사태 악화에 불을 붙였다. 이른바 ‘경제 책임론’이 호세프에 대한 보호막을 앗아갔다.

브라질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진 중국의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브라질도 기울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14년 대비 마이너스 3.8%를 기록했다. 재정적자는 1110억헤알(약 35조원)에 이르렀다.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까지 호세프 정부 5년간 137%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지카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경기 부흥 요인인 카니발과 올림픽에까지 찬물을 끼얹었다. 



불황에 브라질 정부는 국민들의 찬 시선과 마주하게 됐다. 정부 지지율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실업, 브라질 경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탄핵을 이끈 것은 정치권이지만 국민들의 여론도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국민 27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27%에 그쳤다.

경기 부흥 조짐이 나타나지 앉자 적극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던 기업들도 호세프 퇴진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브라질 유력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제조업과 상업, 농축산업, 금융업 등 10개 주요 업종의 CEO를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한 결과 호세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장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재계는 경제가 재앙 수준으로 붕괴되는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자진 사퇴하든 탄핵 절차를 밟든 호세프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가능한 중립적 입장을 지켜 왔던 재계마저도 경제 침체 장기화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호세프 퇴진이 경기 부양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 전문가들은 탄핵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부각시켜 브라질 경제 회복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90년대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구스타부 로욜라는 브라질 경제가 2년 이상의 강한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호세프도 강하게 맞설 뜻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18일 오후(현지시간)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전날 하원의 탄핵안 표결을 ‘불공정과 분노’라는 두 단어로 표현하면서 “내 모든 인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싸울 것이며 그들은 내 희망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법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PT)은 상원에서 탄핵안을 부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PT의 움베르투 코스타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에서는 하원의 표결 결과를 뒤집을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