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본 vs 에콰도르, 피해규모 갈린 이유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일본과 에콰도르에서 14일과 16일 진도 6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비슷한 강도의 지진이 두 나라를 강타한 가운데, 일본은 4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반면, 에콰도르에서는 23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내진 설계 등 사전 대비에 철저했던 덕분이다.

지진 피해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일본은 사전 대비에 철저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건축물의 내진개수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한 도시 당 내진 대책을 확보한 가옥 수를 70%로 강화했다. 덕분에 지난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구마모토 시에서는 진도 6.5와 7.3의 지진이 각각 발생해 문화재 300 채가 훼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20여 년전 발생한 비슷한 규모의 고베 대지진(1995년)과 비교했을 때 사망자는 70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자료=마이니치 신문]


사고 대응에도 신속했다. NHK 방송은 14일 1차 강진이 구마모토를 강타한 지 3.7초 만에 속보를 전했다. 16일 새벽 본진이 발생했을 때도 NHK는 발발 1분 만에 소식을 알렸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사고 발생 1시간 30분 만에 비상 재해 대책 본부를 총리대시 관저에 설치해 현지 교통을 통제하고 구마모토 지자체와 연락해 조속한 피난 대책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옥외 피난이 아닌 실내 피난을 권고하라”고 말해 현 지자체의 비난을 받았으나, 16일 지진이 발발하면서 “현장 중심의 대처에 나서라”며 사고 대응 권한을 현 정부에 일임했다. 자위대 병력은 1만 5000명에서 2만 명으로 증강하고 경찰과 소방대원은 각 1000명과 1300명을 추가 파병해 2800명과 2600명으로 늘렸다. 이들은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현장 복구를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아베 내각은 구마모토 현 지역의 식료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70만 인분의 식품을 공급하도록 지시했다. 아베는 구마모토 현을 격심재해(특별재해)지역으로 조기 지정하고 예비비를 신속히 투입해 복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18일 “피난처의 주거 환경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재민 생활 지원팀을 활용해 이재민의 불안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중앙 정부는 예산 투입과 현장 지원을 맡고, 현 지자체는 현장 구조 등 실무적인 업무를 분담해 신속한 대처에 나선 것이다. 덕분에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17일 기준 전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44.8%를 기록했다.

시민의식도 빛났다. 16일과 17일 구호품을 받기 위해 피난민 수천 여명이 대기했지만 이들은 질서정연하게 배급을 기다렸다. 지진 발생 이후 빈집털이가 20여 건 발생했지만 그 외 강도나 기타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일본 경시청은 전했다.

일본 언론은 공공시설이자 대피소가 될 수 있는 현청과 의료시설 일부가 지진의 여파로 훼손된 사실을 포착하고 진상규명에 착수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자체가 재정 문제를 이유로 일부 공공시설의 내진 개수 점검에 소홀했다”며 “방재 점검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지시간 16일에는 7.8도의 지진이 에콰도르의 태평양을 강타해 18일 기준 236명의 사망자와 25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에콰도르 부통령 호르헤 글라스에 따르면 246명이 사망하고 2527명이 부상을 당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을 비롯한 다수의 도시 건물이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명 피해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콰도르 당국은 피해 6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만 여명에 달하는 구조대원을 투입했으나, 평시 에콰도르에서는 절도와 강도 등 범죄가 끊이지 않아 치안 상 문제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강진의 혼란을 틈타 100명 가량의 재소자가 탈옥했다고 17일 레디 수니 에콰도르 법무부 장관은 밝혔다. 탈옥한 죄수 중 30여 명은 붙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