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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포비아 ①] 1주일새 4.5 이상 지진 151회…50년만에 ‘불의 고리’ 터졌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18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진도 3.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역은 2011년 3월 도호쿠 대지진 인근이다. 또 이날 오전에는 구마모토현에서 또 다시 진도 4.1의 지진이 일어났다. 14일 구마모토현의 1차 지진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여진만 총 500회를 넘는다. 이는 일본 당국이 지진 통계를 수집한 1995년 이후 역대 최다 횟수다.

일본 구마모토현과 1만5000Km 떨어진 남미 에콰도르에서 진도 7 이상의 강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불의 고리’가 50여년만에 다시 꿈틀거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전세계에서 강도 4.5 이상의 지진만 151회 발생해 이같은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강진 후에 더 큰 강진이 계속되는 등 여진의 공포도 만만치 않아 전세계에 지진 공포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USGS 등에 따르면 남태평양의 바누아투에서 지난 3∼14일 규모 6.4에서 6.9에 이르는 지진이 네 차례 발생했고, 필리핀에서는 15일 새벽 남부 민다나오 섬 해안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났다. 여기에 14일 규모 6.5, 16일 규모 7.3 강진이 일본 구마모토현을 연달아 강타한데 이어 16일 남미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서는 이보다 더 강력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모두가 ‘불의 고리’에서 발생한 지진이다.

과학자들은 올해 초부터 남아시아와 태평양 등 지역의 지진 발생 횟수가 평년을 웃도는 등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초대형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피해를 불러온 초강력 지진에 앞서 여러 차례 지진이 이어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도 역시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지진이 발생한 지 17일 뒤에 일어났다.

미국 콜로라도대 지질학자 로저 빌햄은 “현재 상황에서 규모 8.0 이상 강진이 최소 4차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지진이 지체되면 수세기 동안 가중된 압력으로 메가톤급 지진의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ㆍ화산대로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린다. 이 지역은 판으로 이뤄진 땅덩어리들이 부딪치는 곳으로 지진ㆍ화산활동이 잦다고 지질학자들은 보고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특히 지각판 가운데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 인도-호주판 등과 맞물리는 경계선이어서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이 지역에 몰려 있으며 전 세계 지진의 80∼90%도 이곳에서 발생한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화산활동도 활발해 지난해에는 구마모토현 아소산(阿蘇山)과 인도네시아 시나붕ㆍ라웅 화산이 잇따라 분출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0년 지진 위험에 가장 취약한 도시 20곳을 선정했을 때에도 에콰도르의 키토ㆍ과야킬, 필리핀 마닐라, 중미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도쿄ㆍ나고야ㆍ고베, 칠레 산티아고 등 ‘불의 고리’에 속한 아시아와 중남미 도시들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최근 일본 구마모토를 강타한 지진은 강진 이후 더 큰 강진이 이어지고 있어 여진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14일과 16일 규모 6.5와 7.3의 강진이후 현재까지(18일 오전 기준) 진도 1도 이상의 지진만 총 500회 이상 발생했다. 진도 3.5 이상의 여진도 180회에 달한다.

구마모토 강진은 일본 당국이 지진 통계를 수집한 1995년 이후 역대 최다 횟수를 기록했다. 이는 1995년 발생한 한신 대지진을 비롯, 일본 내륙 연안에 발생한 강진 중 여진 발발횟수가 역대 최다에 달한다. 18일 오전에만 진도 4 이상의 지진이 12차례 발생했다. 14일 밤 발생한 진도 6.5 지진이 구마모토를 강타한 이후, 구마모토 시 주변을 진원으로 하는 진원의 수가 급증했다. 특히, 16일 새벽 7.3도의 본진이 강타한 이후 4도 이상의 지진이 증가한 상태다.



게다가 구마모토현에서 시작된 일련이 지진이 동북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6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아소지역을 진원지(진앙)로 하는 지진이 36차례, 오이타현을 진원지로 하는 지진이 21차례 발생했다. 일본이 지진 다발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오키 겐(靑木元) 일본 기상청 지진감시과장은 이와 관련 “구마모토 지방의 본진(本震) 후에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며 “앞으로도 서로 자극하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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