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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중기 “난 촌스럽고 보수적인 남자, 유시진 통해 많이 배웠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시아를 넘나들며 ‘국민 남친’ 반열에 올랐다. 중국에선 송중기를 ‘국민 남편’이라고 부른다. 재난 현장에서의 난관은 있을지언정 사랑하는 사람과의 ‘밀당(밀고 당기기)’ 없는 연애는 ‘썸’에 지친 여성 시청자들을 열광케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난관’도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는 “일 잘 하는 남자”였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유시진 대위가 못 할 일은 없었다. 유시진 대위의 옷을 입은 송중기도 ‘일 잘 하는 남자’였다. 드라마 한 편으로 단번에 한류스타가 됐고, ‘애국청년’으로 올라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저도 모르게 ‘처음 뵙겠습니다’하고 인사했어요.” 지난 11일 박 대통령과 만난 송중기의 실수담이다. 긴장한 탓이라고 한다. “우리 봤잖아요.”(박근혜 대통령) 사실 두 사람은 2013년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만난 적이 있다.

드라마 열풍에 대한민국이 들썩였고, 소속사에선 “매출이 달라져 신이 난” 상황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하향평준화를 거듭했던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청률을 38.8%까지 끌어올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송중기를 지난 15일 만났다. 


[사진제공=블러썸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블러썸엔터테인먼트]

“유시진 같은 남자가 있을까요? 판타지를 주는 이런 완벽한 남자가 어딘가에 있을 수 있겠죠. 오히려 많이 배웠어요. 전 보수적이고 촌스러운 사람이에요. 아버지 성격을 많이 닮았어요.”

송중기의 입을 통해 나오는 대사는 줄줄이 명대사였다. “대본(책)에 충실한 연기”였다고 한다. “고백할까요. 사과할까요?” 속전속결 ‘와인키스’ 이후 전한 이 말에 여심(女心)은 동요했다. 4회 만에 등장했던 키스신은 ‘보수적인 남자’ 송중기로선 이해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렇게 빨리 키스하는데 감정이 붙을까, 가벼워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시청자의 반응은 달랐다. 속 시원한 ‘사이다 ’ 전개에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 시작됐다. “이런 부분까지도 믿고 갔어야 했는데…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

대사의 농도는 ‘취향의 차이’로 “오글거린다”는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송중기는 “느끼하게 보이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저한테 오글거리는 대사는 없었어요. 만약 다른 분들이 그렇게 느낄 지라도 제 색깔로 융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럴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누군가의 단점을 제 장점으로 보완하고, 제 단점은 누군가의 장점으로 보완하고요. 그래서 전 제가 하는 일이 조직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재난 속에서 피어난 멜로 안에서 능력치를 끌어올린 송중기는 수없이 죽다 살아났다. ‘유시진 불사조’ 설(說)이 돌았다. 극적인 상황들이 ‘멜로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한 때는 ‘외계인’쯤 돼야 ‘백마 탄 왕자’의 완벽함이 구현됐던 드라마 세계에서 송중기는 군복 하나만 걸치고 여성들이 원하는 모든 판타지를 줬다.

어느새 데뷔 9년차에 접어든 송중기의 ‘꽃미모’가 피어난 건 ‘미생’ ‘시그널’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의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서였다. 9년간 특별출연을 포함해 총 10편의 영화, 8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과거 영상이 끝도 없이 회자됐다. 송중기의 얼굴이 처음 브라운관에 비쳤던 일반인 꽃미남들의 몰래카메라 Mnet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와 KBS 2TV ‘출발 드림팀’ 등이다.

성공적인 복귀라는 데에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다.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늑대소년’ 때와 견줘봐도 배우 인생 2막이 열린 셈이다.

“군대에 있었던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게 연기에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캐릭터에 맞아 떨어진 것도 있고요. 군대에서 되새긴 말이 있어요. 일반 사병들과 몸 부대끼면서 지내보라는 조언이었어요. 스타 생활을 많이 해서 평생 살면서 이런 경험 또 없을 거라고, 일반 친구들하고 잘 지내보라는 이야기였어요. 서른 무렵 인생에, 청년으로서 도움이 되고 얻을 게 많았어요. 군대에서 얻은 것들이 앞으로의 연기에도 묻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잘 다녀왔다고 생각해요.”

또래 남자 배우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무주공산’이

된 차기 톱배우의 자리는 송중기가 예약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연기욕심 많은” 배우이기에 다양한 작품 안에서 송중기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촬영을 마친 영화 ‘군함도’ 역시 마찬가지다. “장르와 소재, 일제 치하라는 시대적 배경을 해보고 싶던 차에 만났어요. 큰 의미가 부여될 작품이에요.”

9년의 시간 동안 보수적인 성격이 때로는 연예계라는 화려한 세계에 어울릴 수 있을까 싶은 고민도 했다. 건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의 꽃미남은 송중기가 데뷔 이후 줄곧 안고 다닌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럴 수록 제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꽃미남 배우’ 타이틀은 절대 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고요. 배우에게 외모가 가져다주는 부분이 굉장히 크잖아요. 피부관리도 열심히 할 거고, 노화 방지에도 노력할 거예요. 꽃미남 이미지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때는 과감히 버릴 거고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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