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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우면산 산사태는 불가항력 자연재해…서울시 책임 없다”
-침수피해 입은 관문사, 손배소송서 패소
-法 “집중호우와 우면산 지질특성 때문”
-“서울시, 재난방지 조치의무 다해”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11년 7월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로 침수 피해를 입은 대한불교천태종 관문사가 서울시와 벌인 5년 간의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김종원)는 관문사가 14억4300만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산사태에 대해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우면산 일대의 지질학적 특성으로 발생한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라고 판단하고 “서울시가 필요한 조치를 다했더라도 산사태를 막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2011년 7월 27일 아침에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16명의 목숨을 앗아가 서울시 역대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우면산 남측 경사면에 위치한 관문사 역시 토사와 빗물이 쓸려 내려오면서 건물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관문사는 “서울시가 우면산 공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같은 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우면산은 2010년 9월에도 태풍 곤파스로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피해 없이 4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관문사는 “1년 전에도 산사태가 발생한 점에 비춰 서울시와 서초구가 우면산 산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가 2010년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만 국한해 복구 작업을 실시했을 뿐 위험지역 전체에 사방(砂防)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서울시가 1년도 안 돼 모든 위험지역을 예측해 정비하는 것은 조직적ㆍ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산사태 방지대책을 수립하기까지 막대한 예산이 지출되며 대규모 공사를 끝내고 행정절차를 거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서울시와 서초구가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산사태가 발생한 시간대에는 서울 서초구에 시간당 85.5~112.5㎜의 비가 쏟아졌다. 10분당 강우량은 최대 24㎜에 달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판부는 우면산의 고도와 수증기량, 비구름 분포 등을 고려했을 때 산 정상에는 이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면산의 지질이 쉽게 부서지는 흑운모호상편마암으로 구성된 점도 산사태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또 관문사가 서울시의 안전관리 부실을 지적한 것과 달리 재판부는 “서울시가 2011년 사업 타당성 평가를 마치고 2012년부터 우면산에 사방댐 조성공사를 진행하기로 계획돼 있었다”며 서울시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수준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다고 봤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에도 우면산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초구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반면, 서울시는 사전에 재난방지 조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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