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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없으니 허전해”…부하 여군 성희롱한 육군중령, 전역은 정당
- 수차례 만지고 카메라로 몰래 찍고
- 軍 ‘현역부적합’ 판단… 전역 명령
- 法, “서로 호감” 중령 주장 불인정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하급자인 여군 장교를 성추행하고 수시로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를 보낸 육군 사단 참모에게 국방부가 내린 전역 명령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호제훈)는 육군 37사단 소속 A 중령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전역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유부남인 A 중령은 2014년 3월부터 11월까지 스무살 차이 나는 B 중위(여)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행을 수차례 반복해 사단장으로부터 강등 처분을 받았다.

A 중령의 성추행은 사무실과 식당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손금을 봐준다거나 볼링을 가르쳐준다며 B 중위와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했고, 식사 자리에서도 테이블 밑에 둔 휴대폰을 찾는 척하며 옆에 앉은 B 중위의 허벅지를 만졌다.

B 중위는 또 밤낮, 휴일도 없이 A 중령이 보내는 문자에 시달렸다. 문자는 ‘예쁘다’거나 ‘어깨를 살짝 드러내니 분위기가 묘하다’, ‘네가 없으니 마음이 허전하다’는 등 부하 여군에게 보내기에는 부적절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A 중령은 동의없이 B 중위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거나 단 둘이 놀러가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A 중령의 성군기 위반사실을 확인한 육군본부는 A 중령이 더 이상 군인으로서 임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전역시키기로 의결했다.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5년 3월 A 중령에게 전역 명령을 내렸다.

A 중령은 재판에서 성희롱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B 중위가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B 중위도 자신에게 호감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하급자이자 여성인 B 중위가 부담스러워할 만한 수위의 문자를 수차례 보내고 사적 만남을 제안하는 등 부하 직원에게 가질 수 있는 관심과 애정의 표시를 넘어섰다”며 A 중령의 행동은 현역복무 부적합 사유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B 중위는 A 중령의 문자에 답을 안하거나 사무적 말투로 응대한 경우도 많았고, 이같은 고충을 다른 상급자에게 토로한 적이 있었다”며 B 중위도 호감을 보였다는 A 중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A 중령은 사단장이 내린 강등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8월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항소한 상태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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