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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마모토 강진] “고소하다”…혐일(嫌日) 반응에 고조되는 혐한 감정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14일과 16일 발생한 구마모토(熊本) 소식에 “고소하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에 일본 네티즌을 중심으로 혐한(嫌韓)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보수성향이 짙은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2채널’(2ちゃんねる)와 기타 블로그 사이트에서는 16일 “구마모토 강진에 한국 네티즌들은 ‘원숭이, 죽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인터넷 포털기사에 달린 베플(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을 캡처한 사진을 공유했다. 일본 네티즌은 “우리가 2주기를 맞은 세월호 사태에 ‘꼴좋다, 조센징’이라고 하면 좋겠는가”며 분개했다. 



14일 오후 9시 25분경 발생한 강도 6.5의 지진으로 일본 트위터에서는 한동안 “조선인이 구마모토 현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일부 극우 트위터리안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재일한국인과 재일조선인을 겨냥해 퍼뜨린 ‘데마고기’(대중을 선동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퍼뜨리는 거짓소문)였다. 이에 도쿄(東京) 신문은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을 연상시키는 유언비어다”며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한 인터넷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보수매체 산케이(産經)신문도 루머에 대해 “관동대지진 때의 루머를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을 쓴 사람은 농담으로 그런 것 같지만, 이런 게시물은 혐오 감정을 부추기고 비극을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민진당의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참의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18일 일본 국회에서 열리는 결산위원회에서 지진사태에 편승한 데마고기를 조사해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구마모토 강진의 피해를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사진=네이버 포털 기사창 캡쳐]


재일한국인을 겨냥한 극우 네티즌들의 데마고기는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일본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마모토 피해자를 겨냥한 비하성 발언이나 구마모토 지진을 위안부 합의와 연관지어 “당해도 싸다” 식의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서 일본 네티즌들도 반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것이 한국 지성의 수준이다”, “한국인인 수준이 이정도에 불과하다”, “세월호 피해자 보고 우리가 ‘잘 죽었다’고 하면 마음 편하겠느냐. 사고의 피해자들을 정치적인 문제랑 연관짓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은 “일본인 중에도 나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소수의 나쁜 의견을 전체로 몰아가는 기사가 문제”라며 한국과 일본의 보도 실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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