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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도 애도’…굵어진 빗줄기 속 추모 행렬 더 늘어
[헤럴드경제=배두헌ㆍ이은지 기자] 세월호 2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하늘도 희생된 영혼을 위해 울어주는 듯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지만 추모 행렬은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현재 분향을 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은 추모객들은 빗속에서 1시간 정도를 줄 서 기다린 뒤 분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후 2시부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 약속, 행동 문화제’ 사전공연부터 몰려든 추모객들은 오후 7시 본대회를 앞두고 2배 이상 늘었다.

세월호 문화제 상황실 관계자는 “5시 25분 현재 줄 서 있는 분향객만 1400명인데 지금 상황으로는 오늘 분향객이 총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아침 천안에서 혼자 올라왔다는 고등학교 교사 송경자(47ㆍ여)씨는 “2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며 “이제는 미안함을 넘어서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분향소를 찾은 황명자(44ㆍ여)씨는 “자식 가진 엄마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분향소 바로 옆에 마련된 ‘기억하라 0416’ 전시관에는 팽목항에 서 있는 유가족들의 사진, 텅 빈 바다, 희생 학생들의 1학년 단체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상당수 추모객들은 그들의 사진과 글귀 앞에서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사진을 한참 바라보던 김은하(25ㆍ여)씨는 “보상금도 다 받고 끝난건데 왜 이런 행사를 하는지 부정적 시선도 있는것 같다”며 “그러나 진상규명이 됐든 안 됐든, 누가 보상금을 받았든 아니든 2주기 행사때 만큼은 적어도 다같이 진심으로 애도하고 온전히 슬픔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전 행사에서 발언에 나선 문학평론가 이도훔씨는 “인간과 짐승이 다른 게 있다면 인간은 타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내 아이가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제2의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월호 사고를 만든 한국 사회를 야기한 구조적 모순과 유가족의 아픔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문화제가 열리는 가운데 다른 한 켠에서는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촉구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와 여당의 비협조 속에 오는 6월 말 인양 작업을 다 지켜보지 못한 채 활동이 종료될 상황에 처해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문화제 본행사에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등이 무대에 올라 발언한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정세균 의원이 사전 예고 없이 광화문 광장을 찾아 헌화를 하고 가기도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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