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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2주기] “단원고 찾을 때마다 눈물”…시민들 발길 이어져
[헤럴드경제(안산)=박혜림ㆍ김성우 기자] 다시 돌아온 ‘잔인한 봄’,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는 오전부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리기 위한 시민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께에도 교내엔 50여명의 시민들이 교실을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성남에서 온 중학교 교사 장현옥(53ㆍ여)씨는 붉어진 눈으로 운동장에서 연신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들이 생전에 뛰어놀던 곳이란 생각에서였다. 장씨는 “단원고를 찾는 데 2년이 걸렸다”며 “그 전까진 마음에 준비가 안 돼 올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장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좀 그만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걸 지켜보며 너무 안타까워 나라도 여기 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피해회복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시 돌아온 ‘잔인한 봄’,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는 오전부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리기 위한 시민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대학생 심성준(27) 씨는 벌써 단원고에 세 번이나 방문했다. 심씨는 “(단원고에) 올 때마다 눈물이 나는데 오늘 아침엔 기억식에서 다 울었더니 눈물이 나지 않는다”고 씁쓸히 웃었다.

별이 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단원고를 찾은 시민들은 “추모관을 옮겨선 안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장씨는 “(희생자ㆍ미수습자) 부모님들에겐 내 아이의 체온이 묻어있는 공간”이라며 “(수습되지 못한) 아이들이 어딘지 모를 낯선 곳에 잠겨있는데 추모관을 옮기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자식이 뛰놀던 곳, 사용하던 사물함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소중한 공간인데 다른 곳으로 추모관을 옮긴다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심씨도 “이곳 지하에 생물실 등 안 쓰는 공간이 있다고 들었다”며 “그곳을 교실로 바꿔 쓰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심씨는 교장실이 컨테이너 박스에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건 알고 있지만 학교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면 추모관을 옮기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산은 오전부터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억하려는 시민들로 단원고를 비롯해 정부합동분향소 등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4ㆍ16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기억식에는 유가족들과 더불어 지역주민, 각계 각층 인사 등 25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당초 안산시 측에선 기억식을 위해 2000여석의 자리를 준비했지만, 준비한 의자가 가득 차 많은 시민들이 앉지 못할 정도였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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