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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곤증이 뭐길래 ①] “아빠, 약속해…정말 졸음운전하면 안돼요”
-봄철 암살자 ‘졸음운전’ 위험성, 결코 간과해선 안돼
-진부할 수 있지만, 운전시 졸리면 반드시 졸음쉼터로



[헤럴드경제=신동윤ㆍ이원율 기자] #.서울 도봉구에 사는 강모(34)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충남 서천으로 출장을 갔다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 했기 때문. 깜빡 잠든사이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강씨가 운전하던 차량의 뒷바퀴가 닿았고, 이를 느낀 강 씨가 금방 핸들을 꺾어 전복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을 피할 수 있었다. 강 씨는 “최근 밤 늦은 시간까지 일하며 피로가 쌓인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피로감을 더 쉽게 느꼈었다”며 “피곤했지만 급히 서울로 가야한다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다 이런 일을 겪었다. 잠깐이라도 쉬고 운전을 했어야 했는데 부주의했다”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을 맞아 주변에 만개하는 꽃들이 반가운 손님이라면 황사와 함께 찾아오는 대표적인 불청객이 바로 춘곤증이다. 특히, 춘곤증이란 봄날의 불청객은 봄나들이에 나서는 운전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햇살이 따갑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날의 춘곤증은 침묵의 암살자다. 수많은 사고의 주범이다. 춘곤증에 대비한 요령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은 졸음운전 이미지.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부터 졸음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별 졸음운전 교통사고 발생건수의 지난 3년간 평균치를 보면 1월과 2월에는 각각 180.3건, 159.7건이던 것이 봄철이 시작되는 3월 214건, 4월 212.7건, 5월 233.7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졸음운전은 자칫 큰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통계분석’에 따르면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교통사고 치사율을 봤을 때 전체 교통사고는 2.4인데 비해 졸음운전은 5.0으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주석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졸음운전은 브레이크를 밟는 등 위험을 회피하는 반응 자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술에 취해 기능이 많이 떨어졌지만 어느정도 판단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는 음주운전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며 “졸음운전의 경우 주행속도가 높게 상승된 상황에서 장애물에 대한 대응이 전혀 발생하지 않다보니 충돌 상황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량도 매우 크고, 치사율도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봄철 졸음운전은 춘곤증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현정 공주보건소장(가정의학전문의)은 “계절이 바뀌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변화하고, 이에 몸이 적응하려다보니 호르몬이나 신경학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적응이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봄철 졸음운전도 춘곤증과 큰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봄철 차량 내 기온이 졸리기에 적당한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는데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환기에 소홀하다보니 차량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고, 이것이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더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도로교통공단은 ‘차량 내 대기변화가 운전자 피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차량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날수록 운전자의 졸음운전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춘곤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쉬어가는 것이 상책이란 것이 전문가의 한결같은 당부다.

오 선임연구원은 “아무리 도로에 경고문구를 새겨넣고 홈을 파거나 사이렌을 울리는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졸음이 오는 것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진부한 이야기라 할 지 모르지만 졸릴 때는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휴식해야만 한다. 한시간반~두시간 운행 시 반드시 휴게소를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이 봄철 졸음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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