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도 그랬다. 재기 넘치는 선거캠프에서는 패러디 포스터를 만들어 유권자에게 다가갔고, 네티즌들은 스스로 패러디물을 만들어 정치상황에 화답했다.
이번 총선에서 SNS를 타고 가장 많이 회자된 패러디 중 하나는 유승민 의원의 선거 포스터<사진1>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만들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포스터엔 유 의원과 그의 딸 사진이 함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사위공천권은 나한테 있다’는 문구, ‘무소속 그러나 따님은 내 소속’이라는 문구는 이를 보는 사람의 무릎을 치게 했다. 유 의원은 공관위가 후보 등록일 개시 전까지 대구 동을의 공천을 확정하지 않아 전날 밤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인기 있는 드라마를 패러디해 SNS를 통해 퍼뜨리기도 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사진2>을 패러디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투표 독려를 했다. 송중기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박아 넣은 최 시장은 “신고합니다. 저도 부산에 출장와서 사전 투표했고양”이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보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패러디를 만들어 눈쌀을 찌뿌리게 하기도 하고,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시도가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한다. 안하느니 못한 패러디가 된 것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선거캠프에서 올린 패러디 사진 한장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대통령 저격 포스터<사진3>를 만들어 올린 것. 포스터에는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문구와 함께, 권 의원이 총을 겨누는 장면을 담았다. 국민의당은 권 의원의 패러디 논란이 확산되자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쓴웃음을 짓게 만든 패러디도 있었다. 이름 하여 '무성이 나르샤'. 당헌 당규를 위반한 공천장에는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며, 부산 영도로 ‘날아간’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당차원에서 패러디한 것이다. 옥새파동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도였지만 큰 공감은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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