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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까지 담은 피코크, ‘맛의 기준’ 될 것”
‘유통의 꽃’ MD에게 듣는다
‘피코크’ 메뉴개발…문예지 한식파트 바이어



이마트가 올 4월 말께 자체 식품브랜드 ‘피코크’(PEACOCK)의 RTC(Ready to Cookㆍ요리만 하면 되는 즉석식품) 상품을 리뉴얼해 출시한다. 집에서 자주 해먹는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고추장찌개 등 메뉴 6종을 야채 같은 재료를 따로 넣어 직접 조리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기존 RTH(Ready to Heatㆍ데워서 바로 먹는 식품) 상품이 대부분이었던 피코크가 RHC로 상품군을 확장하는 것은 먹는 식감을 살려 가정간편식 시장을 더욱 주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피코크 매출은 출시 첫 해인 2013년 340억원에서 이듬해 560억원, 지난해 83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다. 3~4명으로 시작했던 피코크팀은 현재 16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500여 개였던 상품 수를 올해는 1000여 개로 두배 늘릴 계획이다.


피코크에서 국ㆍ탕ㆍ찌개류 상품을 개발하는 문예지(27·사진) 대리는 대학재학 중 영국에서 잠깐 살면서 냉장ㆍ냉동식품의 질이 너무 좋은 것에 놀랐고, 그래서 이마트에 지원한 케이스다. 2012년 이마트에 입사한 그는 점포 즉석조리와 HMR(가정간편식ㆍHome meal Replacement) 매니저를 거쳐 지난해부터 피코크 개발팀에 합류했다.

그는 “피코크 한식은 육개장, 갈비탕 같은 무거운 음식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시금치된장국, 콩나물김치국, 오징어무국 같이 언제든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가벼운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한식의 모든 것을 개발하라’는 특명이 떨어진 만큼, 집밥처럼 먹을 수 있는 모든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리는 매일 최소 5그릇에서 많게는 20그릇의 국이나 탕, 찌개를 먹으며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염도와 당도 측정 등을 통해 짜지 않고 건더기가 균일하게 들어가도록 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피코크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지난해 출시한 묵은지김치전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해남산 묵은지를 사용해 맛의 질을 높였고, 남원추어탕은 미꾸라지가 아닌 진짜 남원산 미꾸리와 남원시에서 생산하는 시래기로 만들죠. 피코크 만의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서 원재료에도 신경을 씁니다. 최근 출시된 부대볶음은 동두천의 부대찌개집들을 조사하다가 색다르고 맛있어 출시한 제품이에요.”

그는 피코크가 최근 성장한 원인으로 세계 각국의 사례를 참조해 맛과 디자인을 강조해 개발한 것과 끊임없는 품평회에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간편식 브랜드인 ‘막스앤스펜서’와 ‘웨이트로즈’, 미국의 할인마크 ‘트레이더조’, 캐나다 최대 식품유통업체 로블로우사(Loblaw Companies Limited)의 ‘프레지던트 초이스’ 등이 이마트가 벤치마킹하는 회사들이다.

“막스앤스펜서는 자체 브랜드 상품이 전체의 70~80% 수준으로 매우 높아요. 피코크는 이마트 전체의 10~15% 수준이라 막스앤스펜서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트레이더조도 자체 상품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해요. 프레지던트 초이스의 초콜릿칩 쿠키는 안 먹어본 국민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고, 웨이트로즈는 감각적인 디자인 선두주자입니다.”

피코크는 맛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개발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디자인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피코크 전담 디자이너가 4명이나 있을 정도다.

“같은 제품이라도 디자인이 좋으면 좀 더 대접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디자인도 소홀히 할 수 없어요.”

수차례에 걸친 품평회도 피코크가 ‘맛있는 가정간편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피코크 신제품 개발 이후 최종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절반 이하가 탈락을 한다. 먼저 협력사와 함께 요리형 레시피를 공유하고 샘플을 만든 뒤, 숙명여대를 통해서 관능검사를 한다. 20~30명의 패널들에게 의뢰해 테스트를 하고, 블로거와 주부로 구성된 프로슈머 3명은 매주 상품개발이나 맛에 대한 의견을 낸다. 임원 품평회도 주 1~2회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문 대리는 “올해는 국탕찌개류를 40종에서 60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피코크가 맛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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