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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틴 조의 The Taste <7> 50년 전통의 수제 메밀국수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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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국수의 명소 유림면



서울의 좋은 점은 언제나 특정 음식의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음식점이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왔다면, 세월이 인정한 양질의 음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시청 앞 골목 안쪽에 위치한 메밀국수 전문점 유림면은 양질의 음식과 일관적인 맛으로 반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동일한 메뉴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시청 앞 골목 안쪽에 위치한 50년 전통의 면 요리 전문점 유림면. 사진=이경섭]

유림면에 들어서면 개업일 이래로 계산대를 지켜온 83세의 여주인 김명경 씨가 손님을 맞이한다. 유림면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다.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주문을 빨리 받을 수 있도록 벽면에 큼지막한 메뉴판이 걸려 있는데, 특히 손님이 많은 점심 시간대가 되면 식당은 더욱 분주하다. 계산은 약간은 구식으로 보일 지 몰라도 선불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림면의 대표 메뉴는 메밀국수이다. 메밀은 일본식 소바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서도 수백 년 동안 사용해 온 곡물로, 메밀을 사용한 음식의 종류도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유림면의 메밀 국수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김가루, 강판에 간 무, 부추, 그리고 겨자를 곁들인 간장 다시(다시마, 가쯔오부시 등을 넣어서 끓여 거른 일본식 육수) 육수에 적셔 먹는 전통 냉모밀 국수이다.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세 가지 종류 중 이 메뉴가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리시간이 길었거나 미리 조리해둔 면이 불었는지 면발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산뜻한 간장 육수와 곁들여 먹는 온메밀 국수는 따뜻하고 깔끔한 육수가 메밀 특유의 향과 어우러져 맛은 있었지만, 역시 특별한 점은 없었다.

{사진=이경섭]

세 가지 종류 중 가장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메뉴는 계란, 소금에 절인 오이, 그리고 깨소금을 고명으로 곁들인 비빔 메밀국수였다. 특히 갖은 양념과 곡물 가루, 참기름이 단맛과 신맛, 매운맛의 조화를 이루는 유림면의 수제 소스가 일품이었다. 어딜 가나 맛볼 수 있는 고추장 소스와는 조금 다른, 수제 양념만의 특별한 맛이었다. 쫄깃한 메밀면과 이 고추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비빔 국수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림면의 냄비 우동, 사진=이경섭]

메밀로 만든 우동면과 어묵, 버섯, 반숙 계란, 그리고 부추를 산뜻한 해산물 육수에 끓여 돌솥 냄비째 식탁에 오르는 냄비 우동은 유림면의 명불허전 대표 메뉴이다. 냄비 우동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언제 먹어도 변함 없는 맛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특히 사랑받는 메뉴다. 하루 세 끼 모두 냄비 우동을 먹어도 언제나 기대하던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이런 부분 덕에 유림면이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thepalate@gmail.com


▶크리스틴 조는

서울에 거주중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틴 조(Christine Cho)는 16년째 전 세계를 돌며 자신의 방식대로 음식을 맛보고 요리하는 요리사다. 


▶유림면/50년 전통의 면 요리 전문점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39-1 (서소문동)
연락처: (02) 755-0659
운영시간: 오전 11시 – 저녁 9시
가격: 7000 원 – 9000 원
추천메뉴: 비빔 메밀 국수, 냄비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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