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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상 최고갑부 운동선수는?…로마 전차경주 선수 디오스레스
24년간 4257회 출전 1462번 우승
상금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17조원



프로 스포츠 선수는 세계 부호 명단의 단골 손님이다. 미국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11억달러ㆍ1조3000억원)이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3억2000만달러ㆍ3753억원), 포르투갈 출신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억8000만달러ㆍ3284억원) 등이 대표격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셀러브리티넷워스닷컴(이하 넷워스닷컴)은 최근 시카고대 피터 스트럭 교수(고전학)을 인용해 “아무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 없을 것”이라며 “그 ‘미스터리 선수’는 바로 로마시대 이륜차 경주 영웅 가이우스 아푸레이우스 디오스레스(Gaius Appuleius Diocles)”라고 전했다. 


디오스레스의 우승 상금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현재 미국 달러 환산해보면 무려 150억달러(17조6000억원)에 이른다. 당시에는 스폰서십이나 마케팅 계약 등이 없었기 때문에 디오스레스는 이 상금을 온전히 혼자서 가져갈 수 있었다.

디오스레스는 서기 104년 이메리타 아우구스타(현 스페인 메리다)에서 태어났다. 그가 이륜차 경주에 뛰어든 것은 18세 때다. 다른 경주 선수들처럼 ‘사회계급 사다리’ 맨 밑바닥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피터 스트럭 교수는 “디오스레스가 읽고 쓰지 못한 ‘문맹’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오스레스는 24년 간의 현역 생활을 했다. 당시 경주팀은 화려한 마스코트나 로고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색깔로 팀을 구분했다. 디오스레스는 화이트팀에서 6년, 그린팀에서 3년, 레드팀에서 15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그는 총 24년 간의 선수생활 중 4257회 출전해 1462회 우승했다. 이 기간 받은 상금은 3586만3120세스터시스(sestercesㆍ고대 로마 화폐단위)으로 추정된다.

디오스레스가 속한 팀은 경주 말을 훈련시키고 장비개발 등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선수들에는 인색했다. 고작 가죽 헬맷과 간단한 가슴 보호대를 지급한 것이 다였다.

때문에 디오스레스와 같은 선수들은 부상을 입기 쉬웠고, 제대로 된 치료와 재활을 받지 못해 경력이 단축되거나 때로는 목숨을 내놔야하기도 했다. 넷워스닷컴은 “디오스레스가 24년 동안이나 경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기량 뿐만 아니라 엄청난 운도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42세에 은퇴한 디오스레스는 막대한 재산으로 남은 여생을 풍요롭게 보냈다. 스트럭 교수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당시 가장 부유했던 지방 영주의 재산보다 5배 많았다. 이는 1년 간 로마 전체 도시에 양식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었고, 로마시대 군대가 가장 번성했을 당시 각각의 사병에게 2달간 월급을 줄 수 있는 규모였다.

이같은 디오스레스의 부(富)와 이력은 서기 146년 그의 동료와 팬들이 로마에 설립한 기념비에 기록돼 있다. 넷워스닷컴은 “디오스레스 사후 거의 200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의 부를 능가한 프로 운동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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