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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관문, 도어록 바로 옆에 비번이...주택가에 흔하다.
-정부청사 비밀번호 노출 논란 계기, 주택가 둘러보니

-일부 거주민,배달직원 등에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례도

-도어록 옆 ‘공공재’처럼 기재…범죄 유발 우려 큰 상황




[헤럴드경제=원호연ㆍ고도예ㆍ구민정 기자]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비밀번호 안전불감증’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빌라와 원룸 등 주택가 역시 같은 불감증이 확인됐다. 특히 주택가 일부 주민들은 음식 배달직원 등에 도어록 옆에 게재된 비밀번호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등 위험한 안전의식을 드러냈다.

정부도, 시민들도 비밀번호 불감증에 다같이 감염됐다는 것으로, 사회적 인식 제고가 급해 보인다.

8일 서울 구로동과 이문동 일대의 원룸과 빌라 등 공동 주택이 많은 주택가를 중심으로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도어록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 처럼 노출돼 있었다. 비밀번호가 현관문 이음새의 실리콘 실링 부분이나 벽, 심지어 도어록 버튼 인근에 버젓이 적혀 있는 것이 확인됐다. 빌라와 원룸 건물이 많은 주택가의 경우 건물 현관 도어록 비밀번호가 버젓이 현관문 근처에 적혀있다는 점에서 도둑 범죄는 물론 성폭행 범죄 등까지 우려된다.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헤럴드경제가 빌라, 원룸가를 둘러봤더니 정부청사의 비밀번호 불감증과 다르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처럼 버젓이 공개돼 있는 곳이 많았다. 사진은 도어록과 비밀번호 힌트가 있는 여러 사례들.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헤럴드경제가 빌라, 원룸가를 둘러봤더니 정부청사의 비밀번호 불감증과 다르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처럼 버젓이 공개돼 있는 곳이 많았다. 사진은 도어록과 비밀번호 힌트가 있는 여러 사례들.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헤럴드경제가 빌라, 원룸가를 둘러봤더니 정부청사의 비밀번호 불감증과 다르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처럼 버젓이 공개돼 있는 곳이 많았다. 사진은 도어록과 비밀번호 힌트가 있는 여러 사례들.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헤럴드경제가 빌라, 원룸가를 둘러봤더니 정부청사의 비밀번호 불감증과 다르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처럼 버젓이 공개돼 있는 곳이 많았다. 사진은 도어록과 비밀번호 힌트가 있는 여러 사례들.
정부청사 도어록 비밀번호 노출 논란을 계기로 헤럴드경제가 빌라, 원룸가를 둘러봤더니 정부청사의 비밀번호 불감증과 다르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일종의 ‘공공재’처럼 버젓이 공개돼 있는 곳이 많았다. 사진은 도어록과 비밀번호 힌트가 있는 여러 사례들.

비밀번호는 대체적으로 4자리로 이뤄져 숫자를 발견하기만 하면 누구나 현관문 비밀번호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이나 ‘*’ 등 비밀 번호를 입력하기 위해 앞뒤로 입력해야 하는 특수문자의 순서까지 적혀있는 경우가 많아 공동주택의 출입구가 사실상 외부인의 침입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주민들은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성범죄 등을 우려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구로동 빌라에 산다는 장아미(23ㆍ여) 씨는 “집이라는 건 나만의 보금자리인데 모르는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쉽게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며 “낯선 남자가 들어와서 해코지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성추행ㆍ성폭행 같은 범죄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데 소름이 끼친다”며 우려했다.

이새누리(32ㆍ여) 씨 역시 “예전에 택배기사라고 속이고 들어와서 성폭행한 기사도 봤는데 비밀번호가 아니라 지문 같은 걸로 해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은 안전 불감증은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구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윤희(40) 씨는 “세대 수가 많으니깐 번호를 자주 바꿀 수 없다”며 “아파트가 지어진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면서 번호를 알게 됐을지 생각해 보면 결국 문 열어놓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A 씨는 “전단지 붙이는 사람들이나 잡상인, 교회에서 전도하러 온 사람들 때문에 불편을 겪은 주민들이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밀번호가 외부인에게 알려지면 주거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숫자들은 거주자들이 외부에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택배사 직원이나 음식 배달부 등이 벨을 누르면 알아서 열고 들어오라고 번호를 알려주고 이들이 이후에 빠르게 들어오기 위해 곳곳에 적어두는 집도 많다.

이문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주인 서주원(70) 씨는 “보안을 생각하는 입주자들은 물건을 편의점에 맡겨두라고 하고 카드키를 나눠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비밀번호가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집주인들이 계약할 때 입주자들에게 비밀번호 함부로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관 하나를 공유하는 건물에 여러 명이 거주하는 상황에서 어디선가 비밀번호가 새는 것을 막기는 불가능하다는게 집 주인들의 하소연이다. 이문동 인근에서 임대업을 하는 집주인 B 씨는 “방문 앞에 번호키 있으니 안전장치는 하나 더 있는 것“이라며 “배달을 오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비밀번호를 몰라도 주민이 누르는 번호를 몰래 엿보거나 들어오는 사람을 따라 들어올 수 도 있는 만큼 무인경비 시스템이나 도어록보다는 사람이 경비를 서는 것이 대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영곤(49) 씨는 “예전에는 1층마다 경비실 아저씨가 계셔서 밤에도 더 든든한 마음이 들었는데 요즘은 누가 드나드는지 알 수도 없는 시스템이라 오히려 그게 더 불안하다”며 “예전처럼 현관마다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상주경비원을 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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