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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러 석유재벌 2세의 10억달러 초호화 결혼식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갑부의 결혼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의 상류층이 애용하는 초고급 리셉션장인 ‘사피자(Safisa)’에서 열린 이 결혼식의 비용이 10억달러, 우리돈 1조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기 대문이다. 
 
아버지 미하일 구트세리에프(왼쪽)와 아들 사이드 구트세리에프

요란뻑적지근한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카자흐스탄 태생의 러시아 석유재벌 2세인 사이드 구트세리에프(Said Gutserievㆍ28, 이하 사이드)와 그의 신부 카디자 우즈하크호바(Khadija Uzhakhovsㆍ20)다. 신부는 모스크바 주립대 치의학과 1학년생이다.

사이드는 석유회사 러스네프트(Russneft)와 네프티자(Neftisa)를 이끄는 미하일 구트세리에프(Mikhail Gutserievㆍ58, 이하 미하일)의 둘째 아들이다. 미하일은 석탄회사 러시아 석탄(Russian Coal), 건설회사 모스프롬스토리(Mospromstroy), 런던의 석유자원개발 회사 GCM 글로벌 에너지(GCM Global Energy) 등을 맡고 있는 러시아 에너지 산업 분야의 거두 중 한 사람이다. 포브스는 현재 그의 자산을 63억달러, 우리돈 7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혼식이 치러진 사피자의 모습. 모스크바의 초고급 시설이다.

신랑의 아버지가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얼핏 결혼식 비용이 1조원이 넘게 들었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개인의 결혼식에 미국과 유럽의 매체들이 호들갑을 떨며 보도하는 것도 다소 우스워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엄청난 돈냄새가 풀풀 난다. 우선 결혼식장 자체가 만만찮다. 모스크바의 중심에 위치한 ‘사피자(Safisa)’는 3000평의 대지에 둘러쌓인 초고급 시설이다. 보통 몇시간 빌리는 데도 억대의 비용이 드는 곳인데, 신랑측은 이곳을 수십일간 미리 빌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에 필요한 내부장식을 위해서다. 

식장 밖 모습. 미하일은 식장 밖에서부터 하객들을 맞기 위한 환영식과 카펫을 준비했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식장 근처에 주차돼 있는 하객들의 고급승용차들

결혼식 자체도 요란하게 치러졌다. 우선 이날 초대된 600명의 하객을 맞기 위해 입구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길에 카펫을 깔았는데, 이 카펫이 주문제작된 수십억원대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잉구세티아공화국 대통령 유누스 벡 예프쿠로프(Yunus-bek Yevkurov)와 전 대통령 루슬란 아우셰프(Ruslan Aushev) 등 수준높은 인사들에 걸맞는 손님맞이를 위해서다. 길의 양 옆엔 특별하게 선발된 수십명의 러시아 전통복을 차려입은 남녀가 줄지어 서서 하객이 지나갈때 마다 환호했다. 또 이들 VIP들을 모셔오기 위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등 초고급 차량 수십대를 구입한 것으로 알져렸다. 

생화로 도배된 식장 내부와 연회장 풍경

결혼식장 내부도 요란하긴 마찬가지다. 넓은 식장 내부를 모두 꽃으로 덮어 환타지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사용된 것은 모두 ‘생화’인데, 날씨가 찬 러시아에서는 나지 않는 비싼 꽃들 수십만 송이를 네델란드, 덴마크 등 서구에서 이날을 위해 수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결혼식의 꽃, 웨딩드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스무 살의 신부가 입은 드레스는 초고가 맞춤 의류제작으로 유명한 프랑스 디자이너 엘리사브(Elie Saab)의 작품이다. 텔레그래프 등에 의하면 이날 우즈하크호바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약 1백만달러(약 11억5000만원)를 호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신부라면 꿈도 못꿔볼 가격의 드레스지만, 사실 다른데 들어간 비용에 비하면 드레스 가격 자체는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는게 서구 언론의 평가다. 

프랑스 디자이너 엘리사브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 카디자 우즈하크호바

사실, 엘리사브의 드레스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로 유명하다. 엠마 왓슨, 기네스 펠트로, 카메론 디아즈, 키이라 나이틀리, 안젤리나 졸리 등이 공식석상에서 이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룩셈부르크 기욤 왕세자의 결혼식에도 스테파니 세자빈이 그의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유명세를 탄 적 있다.

신부를 꾸미는 데 들어간 돈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날 신부가 걸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티아라, 보석으로 뒤덮힌 핸드백 등도 엄청난 고가의 주문제작품이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초고급 명품업체들이 비밀리에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여기에 이용된 보석의 가격만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축가공연을 펼치는 가수 제니퍼 로페즈(왼쪽)와 스팅

기록적인 결혼식 비용의 결혼식인 만큼 ‘축가’도 평범한 수준이 아니었다. 유명 시상식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화려한 ‘초 슈퍼스타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세계적인 팝 가수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는 의상을 세 번이나 갈아입으면서 “Get Right” 등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했고, 라틴 팝의 대가 엔리케 이글레시아스(Enrique Iglesias)는 야구복과 청바지를 입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콘서트 같은 공연을 펼쳤다. 이뿐 아니다 영국 팝 가수 스팅(Sting) 도 축가를 불렀다. 

이들 세명의 경우는 이날 축가로 최소 500만 달러 이상을 받았을 것이라는게 언론의 관측이다.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비욘세와 엘튼 존은 한 술 더 뜬다. 두 사람 역시 이날 결혼식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는데, 그저 자리에 앉아있다가 가는 것 만으로 역시나 500만 달러 이상을 챙겼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수들을 따라온 댄서나 매니저 등 스테프들 수십명이 퍼스트클래스 항공권과 초고급호텔의 숙박권을 제공 받았다고 한다. 

30만 달러짜리 9단 웨딩케이크

그 외에도 거금이 들어간 부분은 셀 수 없이 많다. 하객들을 위해 러시아의 전통 민속춤 공연도 펼쳐졌는데, 러시아에서 최고로 실력을 인정받는 공연단원 수십명이 참여했다. 신랑신부의 키를 훌쩍 넘는 9단 웨딩케이크 값만 30만 달러가 넘는다. 결혼 행사의 마지막을 장삭한 불꽃 놀이에도 수십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간 것은 하객들에 대한 선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객들에게는 황금과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등으로 꾸며진 보석상자와 신랑신부의 이니셜이 새겨져있는 보석이 선물로 제공됐다. 이 보석상자와 보석세트의 가격은 하객 1인당 백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에 참여한 하객 600여명에게는 모두 특수 제작된 보석상자가 선물로 제공됐는데, 모두 수억원대 제품으로 알려진다.

이날 결혼식에서 발생한 비용은 모두 신랑의 아버지 미하일이 댔다. 그에게 사이드는 너무나 소중한 자식이다. 사실 사이드는 둘째다. 첫째 아들인 칭기스 구트세리에프(Chingis Gutseriev)는 지난 2007년, 22살의 젊은 나이로 교통사고를 당한지 하룻밤 만에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두었다.

요란스런 결혼식은 마무리 됐지만, 이번 주말 신혼부부는 런던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신랑인 사이드가 영국의 해로우 칼리지와 옥스포드 대학에서 공부했던 만큼 런던에 친구들이 많고, 런던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런던 결혼식은 고향에서 보다는 훨씬 조촐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드는 현재 아버지 회사인 러스네프트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결혼 비용은 아버지가 다 부담했지만, 사이드 역시 엄청난 재산을 이미 물려받은 자산가다. 포브스가 집계하는 그의 자산은 43억 달러에 이른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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