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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 ‘검사외전’…“나 검사야” 11억원 꿀꺽, 결혼전제로 돈 뜯기도
[헤럴드경제] 잘나가는 검사, 은행팀장이라고 속여 32명으로부터 11억원을 사기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7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사기 및 공무원자격사칭 혐의로 황모(2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검사 및 은행원을 사칭해 동호회원, 동창, 친인척 등 32명에게 11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결혼 후 별다른 직업이 없던 황씨는 처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 사기극을 준비했다. 우선 자신의 신분을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검사로 포장해 자동차동호회에 들어갔다. 양복 가슴팍에는 ‘法’자가 쓰인 국선변호인용 배지를 달았고, 차량 안에는 경광봉과 무전기를 싣고 다니며 동호회원들을 속였다. 사회모임에서는 별다른 신분 확인이 없는 데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무슨말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화려한 언변까지 갖춘 검사 황씨를 알게 된 동호회원들은 “수사비가 필요하다”고 말할 때마다 돈을 빌려줬고, 서로 자신의 지인을 소개해주기 바빴다. 그러던 중 황씨는 A씨(30·여)를 소개로 만났고, 결혼을 전제로 상견레까지 오고가는 깊은 관계가 됐다. 하지만, 상견례에 나온 황씨의 부모는 돈을 주고 고용한 아르바이트였다. 이를 빌미로 황씨는 A씨에게 “수사에 돈이 필요하다”며 8차례에 걸쳐 8천만원을 빌렸다. 수사과정에 사비가 필요할리 만무했지만, 상견례까지 마친 A씨로선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황씨는 초·중·고교 동창모임에서는 자신을 은행원이라고 속이며, 학창시절 단짝 친구들은 스스럼 없이 돈을 빌렸다. 동호회·동창모임에서 문어발식으로 인맥을 넓혀가던 황씨의 범행은 결국 꼬리가 밟히게 됐다. 황씨를 소개받은 한 동호회원 지인이 의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황씨는 과거 경찰을 사칭해 비슷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는 경찰에서 “검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라졌다. 사기를 칠수록 우월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혼까지 약속했던 A씨부터 황씨의 아내까지 그의 주변인들이 모두 패닉 상태“라며 ”황씨가 검거될 때까지 주변인들은 모두 그가 검사 혹은 은행원인줄로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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