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27건…1년새 440% 급증
용산·양천·마포도 고가전세늘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집중돼 있던 10억원 이상의 전세 아파트가 잠실까지 번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들어선 재건축 아파트들 가운데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전세로 나간 사례들이 등장하며 ‘고액전세’ 분포도를 새로 쓰고 있다.
7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강남권 3개 자치구에서 10억원 이상의 전세거래는 모두 253건 맺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있던 전세금 10억원 이상의 ‘초고가 전셋집’이 지난해 말부턴 송파구 잠실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에서 186건 ▷서초구 40건 ▷송파구 27건이다. 전세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로, 전용면적 161㎡가 지난 1월 20억원에 거래됐다.
대부분의 고액 전세 아파트는 강남구에 몰려있지만, 송파구까지 초고가 전세가 확장되는 추세다. 송파구에선 작년 1분기 10억원 이상의 고액 전셋집이 5건 거래되는데 그쳤는데, 1년 사이 440% 급증한 것이다.
옛 잠실주공1~4단지와 잠실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의 전셋값이 10억원 곡지를 넘어섰다.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124㎡이 1월에 4건 거래됐고 인접한 ‘잠실엘스’에선 전용 119㎡형이 7건 10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레이크팰리스’ 5건을 비롯해 ‘트리지움’ 3건, ‘파크리오’ 3건 거래 실적이 등록됐다. 동일한 전용면적 가운데서도, 층ㆍ동ㆍ향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어떤 것은 10억원에 턱걸이했고 12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물론 10억원 넘는 전세 아파트가 ‘강남 3구’의 전유물은 아니다.
양천구에선 목동에 있는 ‘현대하이페리온’과 ‘트라팰리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에서 전세거래 11건이 10억원이 넘는 것이었다. 전세 실거래가격 평균은 12억3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용산구에서도 11건이 10억 이상의 전세 거래였다. 거래금액 평균은 11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한남동 ‘한남하이페리온I’ 전용면적 203㎡이 14억5000만원으로 가장 비싼 전셋집이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롯데캐슬엠파이어’, ‘여의도자이’에서도 각각 10억5000만원(전용 199㎡), 10억원(전용 182㎡)에 세입자를 찾은 사례가 기록됐다.
광화문과 을지로, 종로 등 업무지역과 가까운 중구 회현동에 들어선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와 ‘남산쌍용플래티넘’의 대형 면적의 전세 실거래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에선 서교동의 ‘메세나폴리스’ 전용 122㎡과 142㎡이 1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전세난은 중소형 위주로 발생했는데 이제 중형을 넘어 대형까지 퍼졌다고 볼 수 있다”며 “충분히 집을 매입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도 고가 전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대형 평형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중소형에 비해 통상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2년 전인 2014년 1분기 54.9%에서 올 1분기에 62.0%까지 높아졌다. 서초구는 53.8%에서 59.8%로, 송파구는 56.1%에서 64.2%로 각각 올라섰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