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진정성없는 사과에 막말·헛공약, 저질 경연장된 선거전
이제 연례행사다. 으레 선거철이면 ‘당연한 권리’처럼 쏟아내는 저질 유세에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이 극에 달할 지경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이라고 예외일리 없다. 새누리당은 텃밭이자 심장인 대구지역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무릎을 꿇었다. 새누리당 대구지역 출마후보 11명은 ‘진박 감별사’ 최경환 대구ㆍ경북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패권 공천’을 용서해 달라며 읍소작전에 나선 것이다. 부동의 표밭 대구지역이 유승민 등 무소속과 김부겸 등 야당 후보에 밀리며 고전하자 이보다 더한 카드라도 꺼내야 할 판이다. 2014년 지방선거때 ‘박대통령을 도와주십시오’라는 카피를 내세워 구걸선거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재미는 봤다. 이번에도 큰절 한번으로 반전을 기대하는 모양인데 오산일 공산이 크다.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김무성 새누리당대표의 “전북도민들은 배알도 없나”는 말도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랍다. 30년 동안 야당의원들 다 뽑아줘서 예산도 적고 지역발전이 안되니, 여당을 뽑으라는 의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해선 안될 말이 있다. 더욱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은 어떠한 경우에도 삼가야 했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전북도민들을 모욕했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 여야 할 것 없이 막말과 흑색선전, 비방이 춤을 춘다. 욕 먹는 건 잠깐이고 표만 얻으면 된다는 발상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이다. 그게 되레 표를 까먹는다는 건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광주에 삼성 미래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고 공약한 것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정작 삼성그룹은 “고려한 적도 없다”며 난감해했다. 광주 등 호남권 유권자의 표를 겨냥한 것이지만 누가 봐도 무리수다. 매번 이런 식이니 호남 민심이 더 민주를 떠나는 것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번 총선은 가장 힘든 선거가 되고 있다. 선거구획정부터 시한을 넘긴데다, 막장드라마 뺨치는 비상식적인 공천을 남발했다. 이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아예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갈수록 느는 것도 여느 선거와 다른 점이다. 이런 유권자들을 공략해야 하는 후보자들의 심경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막말과 지역감정, 검증 안된 공약 등의 구태로 표를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쁜 정치인은 투표하지 않은 착한 시민들에 의해 뽑힌다”는 말이 있다. 결국 심판은 유권자 몫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