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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규제 혁신해야 제2, 제3의 셀트리온 나온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마침내 미국 시장을 뚫어냈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아낸 것이다. 셀트리온의 미국시장 진입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미국은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절대 시장이다. 그러나 특허권자의 권리 보호를 중요시 해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에는 매우 인색하다. 그동안 FDA 판매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있기는 하나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램시마가 처음이다. 우리 의약사의 한 획을 긋는 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램시마의 미국 진출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에 있다. 당장 관련 시장만 해도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시장에서 이제 램시마는 최상의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오리지널 제품보다 가격은 훨씬 싸면서도 효능은 동일하다는 게 FDA 승인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측은 이 시장의 10%만 가져와도 연간 2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대보고 있다. 더욱이 ‘FDA 승인 효과’는 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게 확실하다.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의지와 열정,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다. 램시마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서 회장은 2013년이면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개념조차 없던 16년 전부터 이 분야에 모든 역량을 결집한 결과다. 역경을 이겨내고 새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기업가 정신이 일군 쾌거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당뇨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대박을 터트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모습과 겹치는 대목이다.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의 성공은 제약업계 뿐 아니라 우리 산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 돈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미래 수종 개발을 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가 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바이오 산업을 그룹의 3대 성장축으로 삼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도 기업 지원 정책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그 핵심은 규제 완화다. 셀트리온이 이달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산더미같은 부담을 안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경쟁을 헤쳐가기가 쉽지 않은데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다. 바이오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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