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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금수저의 ‘보물창고’…불법약물ㆍ마약시장의 중심부이기도 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파나마 법무법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문서가 유출된 ‘파나마 페이퍼스’ 사태로 세계 각국의 이른바 ‘금수저’들의 자산 은닉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세피난처는 약물ㆍ마약밀매범들의 핵심 거래처였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독립탐사매체 네트워크인 ‘조직범죄 부패보도 프로젝트’(OCCRP)는 6일(현지시간) 마약 밀매범들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중국, 몰디브, 그리스, 영국 등 전세계에 마약을 판매한 정황을 공개했다. 

[그래픽=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미국과 영국 등 유럽 4개국의 추적에도 밝혀지지 않았던 약물ㆍ마약 밀매범들의 네트워크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마약 밀매범들은 자신의 친족 명의와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전세계에 각종 약물과 마약을 판매하고 있었다.

슬로베니아의 미헬 카너는 지난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국제마약조직을 운영하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당한 인물이다. 처음 그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근육증강제를 불법적으로 판매해 대규모 약물시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미국 당국은 그가 스테로이드뿐만 아니라 각성효과가 있는 마약까지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2011년 오스트리아 경찰당국에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현지 매체인 슬로베니아 데일리가 2013년 다시 그의 움직임을 추적했으나, 그는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그의 종적은 다름아닌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발견됐다. 모색 폰세카의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카너는 조세피난처에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세이셜(Seychelles)의 ‘셸기업’(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 두 곳은 직접적인 약물 거래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설립된 애머샴 커머셜 벤처와 노스 스타 트레이딩 그룹이었다.

카너 혼자 약물거래를 벌인 것이 아니었다. 사보 스테즈페나빅은 카너가 운영한 ‘노스 스타 트레이딩 그룹’의 지분 50%를 소유한 파트너였다. 스테즈페나빅과 카너는 2003년까지 영국과 프랑스 등 전세계에 스테로이드를 불법적으로 판매했다. 미국과 영국, 오스트리아 등 4개국이 협력해 수사망을 강화하자 이들은 2005년 모색 폰세카를 통해 역외 거래용 회사가 아닌 세이셜의 일반 기업으로 등록함으로써 수사를 피했다.

지난해 미국 재무부는 카너를 불법약물 및 마약 밀매범으로 등록하고 그와 그의 가족, 친족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했다. 대대적인 경제제재는 카너의 파트너 스테즈페나빅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스테즈파나빅은 2014년 영국령 앙귈라에 설립한 그린 소프트웨어와 SIS라는 모바일기기 및 앱 개발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SIS는 미국 재무부가 카너와 그의 측근이 온라인 마약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을 숨긴 회사로 추정하고 있었다. 모색 폰세카의 뒤늦게 이를 확인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나 스테즈페나빅의 대변인으로부터 받은 답장은 사업을 곧 정리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미국 재무부의 경제제재가 시작된 직후였다. OCCRP는 모색폰세카가 뒤늦게 이 사실을 영국령 앙귈라 당국에 신고했으나 이들의 종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은 마약밀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 40억 달러(4조6300억원) 파나마 현지 로케(location)에 은닉한 사실이 지난해 적발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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