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설탕과의 전쟁 ④] ‘달달한 악마’ 설탕의 유혹…어린이ㆍ청소년 WHO 기준 당 섭취량 초과
realfoods

-정부가 공개한 우리 국민 당류 섭취 실태 보니…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일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내놓은 건 달달한 설탕에 무의식적으로 길들여진 국민들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설탕은 치명적으로 건강을 위협하지만, 전국적으로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쿡방(요리를 소재로 한 방송)’의 기세에 눌려 당류 섭취는 되레 ‘트렌드’라는 미명으로 용인돼 왔다. 잠재적 최대 피해자는 10~20대 젊은층이다. 기준치를 넘어서는 당류 섭취가 추세로 자리잡을 조짐이 숫자로 확인된다. 이로 인해 고혈압ㆍ당뇨 등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의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발벗고 설탕 전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탕, 소리없이 우리 아이의 미래 망친다=식약처가 2020년까지 가공식품 당류로 섭취하는 열량의 비율을 전체 하루 섭취열량의 10% 수준(WHO 권고기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건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2013년 현재 우리 국민의 평균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44.7g(8.9%)로 WHO 기준을 밑돈다. 겉으론 심각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령층을 세분화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3~29세에서 당 섭취량은 이미 기준을 초과했다. 3∼5세는 가공식품으로 섭취한 당이 전체 열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2%, 6∼11세는 10.6%, 12∼18세는 10.7%, 19∼29세는 11%에 이르는 걸로 나타났다. 


어린 나이에 당류에 익숙해진 입맛은 성인이 돼서도 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추세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 전체의 당류 섭취량은 크게 늘어날 걸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30∼49세도 이 비율이 9%에 달해 기준치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50∼64세(7.3%), 65세 이상(6.4%) 등 중ㆍ장년, 노년층은 가공식품으로 당류를 섭취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지 않은 편이었다.

가공식품 중에서 당류 섭취가 가장 많은 식품은 음료류였다. 우리 국민은 음료류로 하루 평균 당류 13g을 섭취하는 걸로 조사됐다. 종이컵 3분의 2 정도의 콜라 양과 비슷하다. 이어 빵ㆍ과자ㆍ떡(6.12g), 설탕 및 기타 당류(5.8g)가 뒤를 이었다. 


▶고혈압ㆍ비만 유병률 증가=설탕은 ‘침묵의 살인자’로 표현할 만하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총 열량의 10%를 넘어서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고혈압, 당뇨 발생 위험률이 높다고 식약처는 경고한다. 그럼에도 기준치 이상의 당을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국민은 2013년 34.4%에 달했다. 2010년 26%였던 데서 매년 최대 2%포인트 이상 늘어난 결과다. 연령별로 보면 3∼5세는 45.3%, 6∼11세는 47.6%, 12∼18세는 44%, 19∼29세는 47.7% 등으로 각각 절반에 육박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당류 섭취량이 1일 열량의 10%를 넘어서는 사람은 비만 발생 위험이 39%, 고혈압 발생 위험은 66% 높아진다. 특히 비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6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올해 통계도 나와 있다. 이 비용은 비만의 원인인 질병의 치료비와 이에 따른 노동력 손실 등을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식약처는 “나트륨 저감화 성공사례에 이어 이번 종합계획이 국민 스스로 당류에 대한 인식과 입맛을 개선하고 당류 저감 식품들의 생산ㆍ유통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당류 섭취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