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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과의 전쟁 ⑥]‘착한 당’으로 눈돌린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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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기존 유통업계에서 취급하는 식품은 단 맛을 강조한 제품이 많았다. 자극적인 맛일수록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느껴서 잘 팔릴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이들 입맛부터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길들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당을 줄인 제품들이 많아졌다.

이마트는 자체 식품 전문 브랜드 피코크의 벨기에 초콜릿을 저당 콘셉트로 내놨다. 지난해 12월 처음 출시한 이 제품은 화이트초콜릿을 제외하고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이다. 대신 부드럽고 온화한 감미질인 말티톨을 사용, 기존 자체브랜드 초콜릿보다 설탕을 6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밸런타인데이가 있었던 지난 2월에는 매출이 출시 첫 달보다 5배나 늘기도 했다.


엄마들을 겨냥한 ‘엄마기준’ 브랜드에서는 설탕없는 잼과 과일 퓨레를 선보이기도 했다. ‘엄마기준 잼’은 설탕 대신 과일 농축액만을 사용한 실험적인 상품이다. 설탕을 넣지 않은 과일 퓨레는 플레인요거트의 맛을 밋밋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을 위해 요거트에 첨가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지난달 매출이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1월보다 15% 정도 신장했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다.

설탕없는 잼의 원조랄 수 있는 ‘슈퍼잼’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부터 TV 방송과 온라인사이트 등을 통해 슈퍼잼을 판매하고 있다. 슈퍼잼은 설탕과 방부제 없이 과일만으로 만든 잼으로, 영국의 1988년생 젊은이인 프레이저 도허티를 20대에 백만장자로 만들어준 제품이다. 롯데홈쇼핑은 자사의 간판 프로그램인 ‘최유라쇼’를 통해 슈퍼잼을 판매, 아이를 둔 젊은 주부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을 공략해왔다. 3회간의 TV 방송 등을 통해 올린 판매고는 10억원 상당. 첫 방송에서만 8400세트가 팔리며 매진을 달성했다.

최근 방송에서는 설탕을 쏟아붓는 모습을 마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인양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설탕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흰 설탕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줄었다.


수색동에 사는 주부 김모(36)씨는 “성인병이 염려되긴 하지만 외식을 자주 하다보니 입맛은 이미 단맛에 길들여져 있는 상태”라며 “특히 간단하게 마시는 음료수에도 설탕이 과다하게 들어있다고 해 아이들 건강도 염려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설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흰 설탕은 매출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단맛은 설탕보다 최대 수십, 수백배에 달하지만 열량은 적어 혈당을 덜 올리는 장점이 있는 코코넛이나 스테비아 등 식물성 대체감미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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