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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로 개발…뇌 속 보여주는 형광센서
[HOOC=이정아 기자] 우리 인간의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적정수준의 pH(산성도)가 유지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균형이 깨져 몸이 산성으로 변하면 암이나 뇌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뇌질환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pH농도와 세포간 상호작용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는 게 중요한데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브래들리 베이커(Bradley J. Baker) 박사 연구팀이 이런 뇌 활동을 시각적으로 측정하는 형광전압센서인 파도(Pado)를 개발했습니다. 세계 최초입니다.

파도를 발현하는 HEK293 세포사진(좌). 빨간선은 전기적 활동과 pH농도변화에 따른 형광세기 변화를 파란선은 수소이온이 세포막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전류의 변화를 나타낸다. 수소이온이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전류 1nA당 형광신호 변화량이 약 15% 변화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전압 활동 신호가 파도치는 형상과 닮아 센서은 이름이 ‘파도’로 붙여졌다.

이 센서는 DNA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특정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발현이 가능합니다. 실험은 DNA 분자를 신경세포에 투입해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발현된 단백질로 인해 세포는 빛을 내고요. 여기에 자극을 가해 형광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파도는 전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세포에서 발현이 가능하고 새포 내의 수소이온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HEK293세포와 전기적 연결성을 가지는 억제성 뉴런 연구에도 이 센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산성도 변화의 원리부터 크게는 산성도 변화에 따라 발생되는 뇌질환의 근본적인 원인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브래들리 베이커(Bradley J. Baker) 박사

파도로 관찰한 전압과 산성도 이미지. 전압은 파란색, pH는 빨간색. 3670번 사진에서 세포의 왼쪽 아래 코너에서 pH변화가 보이기 시작하고, 4090사진에서 위쪽 오른쪽 세포의 코너에서 pH가 변화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베이커 박사가 센서에 파도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센서로 측정된 산성도와 전압 활동 신호가 파도치는 형상과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이커 박사는 지난 2015년 뇌 속 신경활동의 시각적 관찰이 가능한 제1호 탐침 ‘봉우리(Bongwoori)’를 개발했었습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생과 독자 연구로 만들어낸 성과였죠.

봉우리는 형광단백질 센서 1호로 전압에 따라 변하는 빛의 세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기존 시간해상도(형광 단백질 센서의 기록지표)를 5배 앞당기고 가장 빠른 발화속도의 기록이 가능해 뇌에서 일어나는 신호전달 상황을 한 눈에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요.

파도는 기존 봉우리에서 관찰이 가능했던 전압과 빛의 세기와의 연관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런 원리규명으로 그 기능이 향상된 3호 탐침이 개발 중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4일자에 실렸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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