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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조치마저 재테크 수단 활용…돈 빼돌리는 기상천외 5가지 수법
파나마 조세피난처 유출문서 들여다보니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수백만 건의 문서로 국가 정상에서부터 유명 배우, 스포츠 선수들 등 다수가 뒷돈거래에 깊이 개입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돈을 빼돌리거나 과세를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를 적극 활용했다.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는 법적으로는 사실상 합법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다. 어떤 사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 오가고 돈이 숨겨질 때, 자금 세탁이 발생한다. 회계사와 변호인들은 유령회사의 소유주를 다른 사람 명의로 속여 자금이 실소유주의 개인 명목이 아닌 사업 명목으로 돈이 오가는 것처럼 꾸몄다.

이번 사태로 공개된 아이슬란드 총리인 시그뮌뒤르 다비드 권릭손 총리의 ‘윈트리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권릭손 총리는 지난 2007년 룩셈부르크 란드스방키 은행을 이용해 모색 폰세카로부터 페이퍼 컴퍼니인 ‘윈트리스’를 인수했다. 권릭손은 이 회사를 이용해 권릭손 총리의 부인이 상속받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바르셀로나의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와 그의 아버지가 파나마의 페이퍼 컴퍼니인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모색 폰세카는 최소 11명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은퇴 선수들이 페이퍼 컴퍼니 운영을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전설적인 골프 선수로 유명한 닉 팔도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소유했다.

역외 금융회사=조세를 피하기 위한 세계 유명인들은 단순히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외 금융회사나 법률회사 등 기관의 공조를 통해 자금을 빼돌렸다.

역외 금융센터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세금 규정이 전무하거나 엄격하지 않은 지역에 설립돼 있다. 이곳 금융센터들은 비밀보호규정에 따라 조세를 피하기 위해 돈을 맡기는 고객을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 감시기관의 법률회사가 FIFA 부패스캔들에 연루돼 기소된 3명과의 사업관계 역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이뤄졌다. 문서에 따르면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FIFA 윤리위 위원과 그의 법률회사는 FIFA 전 부회장인 유제니오 피게레도가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보이는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7개곳의 업무를 도왔다. 피게레도는 이미 금융사기 및 돈세탁으로 미국 기관에 기소된 상태다.

무기명 주식과 채권=무기명 주식과 채권 역시 조세피난의 단골손님이다. 세계 100여명의 정치인들과 자산가들은 소유주를 추적할 수 있는 무기명 주식과 채권을 내놓는 조세피난처에 소재한 특정 회사 임원을 고용해 자금을 빼돌렸다.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의 아버지인 이언 캐머런이 모색 폰세카 고객으로서 운영한 투자펀드 ‘블레어모어 홀딩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블레어모어 홀딩스는 영국 과세 목적을 위해 영국의 거주자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래서 무기명 소유권 증서를 이용해 펀드를 발행하고 바하마에 특정 회사 임원을 고용해 영국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슬란드 금융경제 장관인 브자르니 베네딕손도 모색 폰세카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팰슨’이 발행한 무기명 주식 사들여 회사 거래를 승인할수 있는 이른바 “위임권”을 얻었다.

돈 세탁=더러운 재산을 정당한 경제활동으로부터 얻은 깨끗한 재산으로 보이게 하는 ‘돈세탁’도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세피난처 세 곳인 버진아일랜드, 사이프러스, 파나마의 4개 페어퍼컴퍼니를 통해 복잡한 금융거래를 벌이면서 2억 달러를 빼돌렸다. 모색 폰세카 문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개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을 이용해 단돈 1달러를 들여 비밀자금 2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러한 복잡한 자금 세탁 방식으로 푸틴은 총 2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경제제재=각 국가의 금수조치를 이용한 조세피난도 세계 정상들과 유명인들이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애용하는 ‘재테크’ 방법이다. 이들은 국제기관이 금수조치를 내린 분쟁국가 등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용해 은밀하게 방위상품 및 생필품 등을 팔았다. 자금은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 혹은 역외 금융기관의 비밀계좌를 통해 건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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