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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D-9]극에 달한 정치혐오…투표율 19대 54.2% 밑돌 것으로 예상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ㆍ이은지ㆍ유은수ㆍ김지헌 기자]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계파갈등, 막말파동 등 공천과정에서 정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판세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지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일여다야 구도에, 낮은 투표율까지 겹쳐 야권에 불리한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까지 3당이 자체 분석한 우세지역도 새누리 82석, 더민주 35석, 국민의당 20석 등 여권이 앞서 나가고 있다.

헤럴드경제 취재진이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유권자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유권자들은 정치권을 “도둑놈 소굴” ”암시장“ 등 다소 격한 표현으로 칭하며, 정치혐오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은 유권자들이 많았다.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이영민(55. 자영업) 씨는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차피 뽑아놔야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며 “파벌싸움, 패거리 정치에 실증이 났다”고 했다. 동대문구 이문1동에서 만난 대학생 박현진(24ㆍ여) 씨도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박 씨는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비교를 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 정이 떨어진다. 누가 당선되든 그 쪽 세상의 일이고, 내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휘경1동에서 만난 최민경(41, 여) 씨는 “도둑놈들 소굴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당내에서도 이 파니, 저 파니, 친박이니 비박이니, 비례대표 순번을 가져가니 하면서 무슨 암거래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자신의 지역구에 나온 후보조차 알지 못하는 유권자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자신의 삶과 직접 연관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이영민(55) 씨는 “나는 삶에 지친 서민이라 그런지,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며 “어차피 끼리끼리 정치하는 것 아니냐. 뽑아봤자 변화없다”고 했다. 영등포구 구청역에서 만난 이지민(21) 씨도 “후보를 모르고 있다”며 “처음에는 다 해줄 것처럼 하다 선거 끝나면 모른척 하는 게 국회의원들 아닌가”라고 했다. 당산에서 만난 권승현(29 여)씨 역시 “후보도 모르고 투표도 안할 생각”이라며 “정치와 내 삶이랑 별로 관계가 없다”고 했다.

정치혐오는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20대 총선 투표율은 지난 19대(54.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낮은 투표율로 당선된 후보자들은 지역 대표성이 떨어지고, 이는 또다시 정치혐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번 선거에서는 빅데이터상으로 보면 가장 최근 지방선거(56.8%)보다 높지 않다. 51~52대%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8∼30일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50대 적극 투표층은 51.7%로 지난 총선 투표율(62.4%)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60대 이상 역시 지난 총선 투표율(68.6%)보다 18%포인트 이상 낮은 50.2%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정치적 변화가 감지됐을 때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다”면서도 “기권을 하는 것도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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