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위로 끝난 심리작전…일본은행 대규모 금융완화의 역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선언한 지 4일로 3주년을 맞은 가운데 정책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계획과 달리 2년을 훨씬 넘기고도 달성하지 못했고 일본은행이 가진 수단이 서서히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4일 사설을 통해 대규모 금융완화가 지나치게 높은 엔화 가치를 낮추고 주가를 끌어올렸으며 기업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으나 “수출이나 설비투자는 생각한 만큼 늘지 않았고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은 한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 신문은 “구로다 총재는 강력한 완화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임으로써 물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그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의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금융완화로 기업의 수익이 개선하기는 했으나 일본은행이 약속한 물가나 임금 상승을 동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행의 대량 매입 때문에 국채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연금이나 보험의 장기 자산운용이 곤란해지는가 하면 시중 은행의 수익악화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문제를 열거했다.

마이니치는 금융완화 정책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담한 정책으로 기대 심리를 유발하는 일종의 ‘심리 작전’이었으나 “무리가 있었다는 것은 3년이 지난 지금 분명하다”며 공(功)과 과(過)를 점검해 궤도 수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도쿄신문은 예금이나 주식 등 금융 자산을 보유자 비(非)보유자 간에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일본은행의 노선을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말 일본 가정 전체의 금융자산은 1741조 엔(약 1경7892조4311억원)으로 금융완화 전인 2012년보다 174조 엔(약 1788조2154억원) 증가해 역대 최고(일본은행 자산순환통계)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작년 11월 공표한 실시한 ‘가계 금융 행동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일상적으로 입출금하거나 자동납부 등에 쓰는 계좌의 돈 외에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2인 이상 가구의 비율은 30.9%로 역대 최고였다.

도쿄신문은 이에 대해 주가 상승 등 금융 완화의 혜택이 부유층에 한정됐고 저소득층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에 그나마 있는 자산을 까먹어 금융자산 격차가 확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