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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산불 경고음] 4월 대형산불 왜? 나무 심는 '식목일' 최대 적(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주말 산불이 전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발생해 27시간 만에 진화됐던 충북 단양군 소백산 화재 현장에서 3일 새벽 불씨가 다시 살아나 어렵게지켜냈던 국립공원까지 피해를 입었다. 단양군과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는 지난 1일 밤부터 새벽까지 ‘국립공원 사수대’ 50여 명을 투입, 방화선을 쳐서 가까스로 국립공원을 방어했지만 후속 화재까지 막아내진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4월 산불’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4월은 식목일 등이 있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달이다. 그런데도 4월에 유독 산불이 늘어나면서 식목일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1949년 청명을 전후해 나무심기에 날씨가 좋다고 판단해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했다.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 시기 땔감 채취로 헐벗게 된 전국의 국토를 숲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오늘날 식목일을 전후해 발생하는 산불로 큰 면적의 숲이 타 없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월에는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과 함께 성묘객들이 산을 많이 찾으면서 대형산불이 일어나는 시기다. 조심하지 않으면 국가나 개인재산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은 2000년 4월 강원도 고성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실제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식목일을 전후한 4월 4~6일에 연평균 1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연평균 63㏊의 산림이 불타 사라졌다.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 낙산사 등 문화재와 산림 973㏊을 태우고 재산피해 394억원을 발생시킨 산불도 4월 4일 자정께에 발생해 식목일 내내 숲을 태웠고 2011년 충북 옥천 산불도 식목일에 발생했다.

식목일에 산불 발생이 잦은 것은 식목일이 한식과 청명과 겹치면서 성묘객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산에 버리는 담뱃불이나 쓰레기를 태우면서 나온 불티가 큰 불로 번지는 것이다.

물론 전부 성묘객의 잘못은 아니다. 건조한 날씨와도 관련이 크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4월에는 건조한 날씨와 함께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산불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중앙부처, 지자체 및 국립공원관리공단 합동으로 대형 산불 방지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산림청, 지자체의 산불 방지대책 점검을 통해 진화헬기 전진배치, 소각행위 집중단속 등에 나서고 산불 발생땐 조기 진화를 위해 유관 기관간 협조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산림청은 진화헬기를 산불취약지역(강원 영동)에 전진배치하고 1016명을 투입해 24시간 비상근무체계 가동한다. 또 산림 및 산림인접지역에서의 불 놓기 허가를 중지하고 산불감시원 1만2000명을 활용해 소각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아울러 성묘객, 등산객 등 입산자와 농가 등의 불법 소각 행위 금지 및 실수라도 산불을 낼 경우 엄정처벌 받는다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릴 계획이다.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거나 가지고 들어가면 10만~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실수로 산림을 태울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이같은 대대적 단속과 예방에도 불구하고, 주말 산불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산림당국의 고민은 점차 커지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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