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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부 신참 기자의 김무성 유세 동행기…“차기 사무총장은 누구인가요?”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힘이 넘친다. 과연 ‘대장’이라 불리는 사내답다. 4ㆍ13 총선 유세에 나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첫인상이다. “당의 모든 화력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겠다”고 한 말을 증명하듯 김 대표는 줄곧 총선 승리를 위해 뭐든지 할 각오를 내비쳤다. 1일 수원지역 합동 유세에서 다섯 명의 후보를 연달아 업어 올리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도 강한 의지의 표현이리라.

김 대표는 유세현장에 운집한 유권자들에게 많은 것을 장담했다. 주로 지하철 개통 등 굵직한 국책사업 공약을 후보가 당선만 된다면 꼭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당 대표로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마음이 간절하면 때론 열망이 능력을 앞지르기도 한다. 김 대표는 수원 합동유세 현장에서 “박종희 후보(수원 갑)가 3선이 되면 제일 먼저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 했다. 김 대표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에서도 “3선으로 이성헌 후보(서대문 갑)가 당선되면 제일 먼저 집권여당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 유권자 앞에 약속한 바 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두 후보 모두 당선되면 사무총장은 누구의 차지가 될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세현장에서 후보들에게 사무총장과 상임위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하는 등 ‘감투 유세’를 펼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당 사무총장 임명은 당 대표 고유의 권한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지난 달 30일 총선이 마무리되면 승패와 상관없이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다. 그 뒤 연 이틀 당 대표 신분으로서만 할 수 있는 ‘감투 유세’를 펼치고 있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약속이다. 차기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박 후보나 이 후보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감투 유세’는 권한을 넘나들었다. 김 대표는 정미경 후보(수원 무)가 3선 의원이 되면 국회 국방위원장이 틀림없이 될 것이라고 하는가하면, 박순자 후보(안산단원 을)가 3선 의원이 되면 무슨 상임위원장이 되고 싶은지 묻기도 했다.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필요조건이기는 하나 상임위원장은 위원회 안에서 투표로 선임한다. 집권여당 대표가 영향을 미칠 길은 없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이 국회에서 ‘한 자리’ 할 수 있다는 말에 유권자들은 환호했다.

‘말꾼보다 일꾼으로.’ 김 대표가 유세현장에서 줄곧 강조한 구호다. 믿을 수 없는 말만 늘어놓기보다 진정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지지해달라는 뜻이다.

여당의 공천파동, 야권의 이합집산에 지친 유권자들이 무엇보다 바라는 국회의원의 모습이기도 하다. 김 대표의 넘치는 힘은 ‘말’로 향하고 있을까, ‘일’로 향하고 있을까.


/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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