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흑인 용의자 16발 총격사살한 美경찰…노조직원 채용
[헤럴드경제] 미국 경찰이 흑인 10대 절도 용의자에게 16발의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져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사건 이후 경찰노조 직원으로 고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국 경찰노조(FOP) 시카고 지부는 3주 전, 흑인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2014년 당시 17세) 총격사살 사건의 책임을 물어 기소된 시카고 시경 소속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37)를 노조 본부 시설 관리요원으로 채용했다.

딘 앤젤로 지부장은 “반 다이크 경관이 경찰국으로부터 무급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재정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며 “언론에 노출돼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운데다가, 아내가 운영하던 사업체마저 위협을 받아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 다이크는 시급 12달러(약 1만5천 원)를 받는다”며 “다른 관리요원들과 같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시카고 사회운동가들과 흑인사회 종교지도자들은 “어이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경찰노조가 정의에 역행하고 있다”며 31일 정오 시카고 도심 서부의 경찰노조 본부 앞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카고 시 당국은 이번 일로 인해 한동안 누그러졌던 공권력에 대한 반감이 다시 일어날까 주시하고 있다.

반 다이크는 2014년 10월 시카고 남부 트럭 터미널에서 소형 칼을 이용해 절도를 시도한 맥도널드에게 무려 16발의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반 다이크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공개된 현장 동영상을 통해 맥도널드가 위협적 행동을 취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과잉진압과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고 연방 법무부는 시카고 경찰 관행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으로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이 전격 해임됐고, 아니타 알바레즈 쿡카운티 검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검사장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패했으며,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반 다이크는 사건 발생 직후 사무직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다가 작년 11월 말 뒤늦게 기소됐다. 그러나 수감 6일 만에 법원이 책정한 보석금 150만 달러(약 20억 원)의 10%를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석방돼 인신의 구속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