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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브랜드 과자 성공 비결은 품질”
감자칩·버터쿠키·초콜릿 등 불티
출시했다 하면 수십만~수백만개
“식품은 안전성…가격 승부 위험”

지속적인 불경기에 ‘가성비’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가성비 갑(甲)’으로 불리는 과자가 있다. 바로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 과자다. 노브랜드 과자는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뒤떨어지지 않는 맛으로 ‘질소 과자’에 질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브랜드의 거품을 뺀다는 취지에 맞게 광고나 홍보도 없었지만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품절 사태까지 불러왔다. 

유명 제과 브랜드도 쉽지 않은 대박을 터뜨린 주역은 이마트 노브랜드 식품개발팀의 이예림 과자 담당 바이어다. 지난 2014년 12월 노브랜드 식품개발팀에 합류한 그는 평소 즐겨먹던 원통형 감자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6월 말 ‘노브랜드 감자칩’을 선보였다.

이 바이어는 “기존의 프링글스는 2000원 중후반대 제품으로 비싼 과자였는데 원통형 감자칩을 좀더 저렴하게 내놓으면 소비자들에게 반응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프링글스보다 60% 이상 저렴한 890원의 노브랜드 감자칩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노브랜드 감자칩은 현재까지 450만개가 팔려나갔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프링글스 16종 전체의 판매량은 70만개로, 노브랜드 감자칩이 6배 이상 더 많이 판매됐다.

노브랜드 감자칩의 생산 업체는 말레이시아의 ‘마미’다. 이 바이어는 “말레이시아 1등 스낵 회사로 호주 등 100여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우수수입업체로 등록된 제조업체라 마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격은 낮추고 맛은 유지한 노브랜드 감자칩은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과자를 ‘합리적인 제품’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한 블라인드테스트에서도 프링글스에 뒤지지 않는 맛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8월 감자칩의 다음 주자로 출시한 ‘노브랜드 버터쿠키’도 현재까지 72만개가 판매되며 히트 상품이 됐다. 이 바이어는 두바이식품박람회에서 버터쿠키를 생산하는 PT사를 만나 노브랜드 버터쿠키를 개발했다. 400g에 2980원, 국내 대표 버터쿠키 제품인 버터링 대비 54% 가량(동일 단량 기준) 저렴한 제품이다.

버터쿠키는 맛과 함께 케이스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버킷 모양의 차별화된 케이스가 인기를 끌어 후속 제품인 초코칩 쿠키를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말 출시한 ‘노브랜드 초콜릿’은 이 바이어가 “꼭 한 번 드셔보시라”고 자신있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노브랜드 초콜릿은 국내 초콜릿들이 사용하는 식물성유지 대신 우유를 넣어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살렸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임에도 불구하고 100g에 1180원이라는 혁신적 가격과 우수한 맛은 SNS 상에서 화제가 되며 초도 주문 물량인 50만개가 한달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브랜드 과자는 이제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이 바이어는 노브랜드 과자의 성공 비결이 ‘품질’이라고 강조한다.

“식품은 안전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건 위험하다.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격적으로는 여기저기서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대형마트에서 언제든 더 싼 상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화된 상품이 나오긴 힘듭니다. 우리는 처음 시작한 만큼 축적한 노하우로 차별화된 상품을 계속 출시할 겁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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