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수사진 찍어 드려요”…평창동 주민센터, 사진관 들어선 사연
-종로구, 지역주민 재능기부로 행복사진관 개원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죽어도 자식들이 볼 사진인데 예쁘게 찍어야지.”

지난 28일 오전, 서울 평창동 주민센터에 노인들이 멀쑥한 정장 차림으로 차례를 기다린다. 찍어야되는 것은 알지만 찍자니 막상 두렵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영정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평창동 주민센터 2층 소담원에 ‘사랑을 나누는 행복사진관’이 문을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행복사진관은 어르신들 무병장수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재능기부로 장수사진을 찍어 주는 사업이다. 평창동은 성신여대 앞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고병배(40세) 씨의 재능을 기부 받아 주민센터에서 매 분기별 마지막 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씩 행복사진관을 연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주민센터의 행복사진관에서 재능기부자 고병배 씨가 노인들을 상대로 영정사진을 찍고 있다.

대상은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노인이다. 촬영한 사진은 동 주민센터에서 준비한 액자에 담아 전달한다.

고씨의 재능기부는 작년 11월 평창동 주민센터에서 합창단 동아리에 참여하며 시작됐다. 지난해 한차례 노인 7명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촬영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고병배 씨는 “잘할 수 있는걸 했을 뿐인데 어르신들이 즐거워하고 고마워하니 머쓱하면서도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행복사진관이 열리는 날 카메라와 조명은 고 씨가 아침에 직접 가져 온다. 간단한 메이크업과 정성스런 머리손질은 동 주민센터 직원이 직접 돕는다.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들은 아침에 직원들이 직접 모셔오기도 한다.

지난 28일 장수사진을 촬영한 박영만 어르신은 “나이가 들면서 찍어야지, 찍어야지 하면서도 엄두가 안 났는데…”라며 재능기부한 고씨와 동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정성껏 사진을 찍어 주는 재능기부자의 마음이 아름답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연금 같은 정책적인 부분부터 생활에 밀착된 작은 서비스까지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