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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수출국 왕좌’ 흔들리는 사우디…주요국서 시장점유율 하락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석유 수출 강자 사우디 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 싸움에서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 러시아와 이라크 등 경쟁 수출국이 공세를 퍼부은 탓이다. 저유가에도 감산을 피하며 점유율 유지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가 시원치 않다.

에너지 컨설턴트업체 FGE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원유 수출 점유율은 2013~2015년 15개국 중 9개국에서 하락했다고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 중국을 포함해 한국, 태국, 대만, 일부 유럽국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료=www.thenewstribe.com]

중국에서는 사우디의 점유율이 2013년 19% 이상에서 2015년 15%가량으로 떨어졌다. 늘어난 러시아산 석유 공급량이 사우디 몫을 밀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53%에서 2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티 그룹의 에드 모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는 이 환경에서 석유를 판매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라이벌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과점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바닥을 기록하고 있는 저유가에도 감산은 피하며 버텼지만 계획했던 만큼의 성과는 이루지 못한 셈이다. 지난 1월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0달러 미만을 기록하며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4년 중반 배럴당 115달러였던 유가가 크게 떨어지자 석유 수출국이 받은 타격은 컸다. 그럼에도 사우디는 감산만큼은 피했다.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복되지 않는 유가에 점유율까지 하락해 사우디의 재정 상황은 한층 더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약 980억달러(약 114조원)으로 건국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최대 80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빌릴 계획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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