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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ㆍ알카에다ㆍ탈레반…이슬람 무장단체들의 ‘경쟁적 테러’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경쟁적 테러’에 나서고 있다. IS와 알카에다의 연이은 테러에 탈레반 또한 파키스탄 공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고 나섰다. 소프트 타깃을 겨냥해 무고한 시민들을 살상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닌 경쟁 관계가 ‘테러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지구촌 곳곳은 예기치 못한 테러에 피로 물들었다. 지난해 11월 IS의 파리 테러로 130명이 사망한 가운데 같은 시기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IS의 테러로 최소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주일 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말리 호텔에서 벌인 테러로 20여명이 사망했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약 4개월만에 옆나라 벨기에에서 IS는 또 한 번의 도심 테러를 자행했고,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7일(현지시간) 탈레반 계파가 저지른 파키스탄 테러에 최소 65명이 사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소프트 타깃’을 노렸다는 점에 전 세계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파리 테러 당시에는 극장에 갇힌 수많은 사람들이 국적과 종교에 따라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테러는 주민들이 밀집한 상업ㆍ거주지에서 감행됐다. 말리에서 벌어진 테러에서는 관광객들이 목표물이 됐고, 브뤼셀 테러에서는 공항 이용자들과 러시아워에 출근을 하던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파키스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것은 대부분이 어린이와 여성이었다.

소프트 타깃은 공권력에 도전하는 것보다 공격이 쉽다. 적은 비용으로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아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무 죄가 없어도 ‘나도 언제 어디서든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조장돼 힘 과시 효과가 더욱 크다.

이에 따라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경쟁 관계에 놓인 이들 무장 단체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테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적 동지 관계인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모두 세력을 넓혀 가는 IS와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다. IS는 본래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조직이었지만 지난 2013년부터 갈라서기 시작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유지니오 릴리 연구원에 따르면 이 시기부터 두 테러 조직은 지하디스트 사회에서 독보적 리더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영향력 싸움을 계속해 왔다.

이에 따라 IS가 파리에서 테러를 벌인 것이 알카에다 계열 무장단체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벌인 데 자극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파리 테러 후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말리 테러를 자행한 것도 IS가 크게 주목받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탈레반과 IS의 세력 다툼도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IS가 자금력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산하 조직을 포섭하고 조직원을 빼내가기 시작한 이후로 갈등이 격화됐다. 탈레반은 IS에 공개적으로 경고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미 국방부도 보고서를 통해 “IS가 앞으로 수년에 걸쳐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며 “탈레반이나 다른 극단주의, 반군 단체와 세력 다툼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과 IS 추종세력이 실제 유혈 충돌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번 공원 테러를 감행한 조직은 지도부와의 갈등으로 파키스탄탈레반에서 쪼개져 나온 조직이다.

연이은 테러가 우연이 아닌, ‘영향력 경쟁’이 주된 이유라면 위험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번의 테러가 또 한 번의 테러를 끌고 오는 격이기 때문이다. 어디가 될 지 모르는 ‘다음 타깃’은 세계 곳곳에서 떨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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