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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나는 시리아다’는 없나요”…테러리즘의 불편한 진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나는 브뤼셀일까’.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편함을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테러 속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한 분쟁국가의 국민들이다.

24일(현지시간) 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브뤼셀 테러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나는 브뤼셀이다’ 물결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당신들은 한때 샤를리 에브도였고, 파리였고, 이제는 브뤼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왜 레바논, 터키, 이집트,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나이지리아는 되지 않는 것인가”며 서운함을 표현했다. 터키의 한 네티즌도 “앙카라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에펠탑은 붉은 색(터키의 국기 색깔)을 띄지 않았다”며 “테러를 규탄한다. 하지만 지금의 추모열기는 마치 생명의 무게가 국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나는 브뤼셀이다” 애도 물결에 왜 “나는 시리아다”는 없냐고 호소한 한 네티즌 [자료=Camilia Aicha의 페이스북]

지난 16일 나이지리아에서는 두 명의 여성 테러스트가 무슬림 사원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려 22명이 사망하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은 예멘에 공습을 감행, 민간인 최소 120명이 사망했다. 브뤼셀 테러 발생 직후 대대적인 보도와 추모 성명을 발표했던 세계는 당시 조용했다. 영국 싱크탱크 챔턴하우스(Chatham House)의 마이클 윌리엄스 중동 전문가 보고서를 통해 “분쟁국가의 대중이 국제사회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지난 4년 간 시리아 국민 25만 명이 학살을 당했다”며 “대량학살과 테러가 반복됐지만 국제사회는 무관심했다. 그 결과 IS 등의 테러단체가 힘을 키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앙카라 테러 당시 SNS 상에서는 “터키를 위해 기도해달라”(Pray for Turkey)는 글이 올라왔다 [자료=Affinity Magazine]

미국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The Intercept)도 24일 “유럽이나 미국에서 테러 사태가 퍼지면 대대적인 테러방지책이 마련된다. 하지만 무고한 예멘 시민을 무참히 학살하는 사우디연합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장본인이 바로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분쟁국가의 국민들이 호소한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SNS에 “나는 브뤼셀이다” 대신 “브뤼셀뿐만 아니라 시리아, 터키, 팔레스타인을 위해 기도한다”, “터키, 브뤼셀, 시리아, 나이지리아 테러 희생자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테러를 막기 위해 전세계까 힘을 합쳐야 한다”고 남기기 시작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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