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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뤼셀 테러 그 후]유럽, 미국 제치고 IS 타깃된 4대 이유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IS의 주요 타깃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 지리적으로나 인구통계학적으로 IS가 테러를 저지르기 용이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리 테러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이슬람국가’(IS)는 미국을 다음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지만 정작 공격을 받은 곳은 벨기에였다.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2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브뤼셀 테러’는 IS의 ‘칼리프 국가 선언’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13번 째 테러사건이다. IS의 ‘주적’인 미국은 같은 기간 동안 7 차례의 공격을 받았다.

유럽 대륙을 잇는 열차인 유레일은 터키와 체코, 슬로바키아와 유럽 24개국과 연결한다. 유럽 여권만 갖고 있으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쳐 전선을 확보한 IS의 입장에서 바다 건너 있는 미국보단 대륙이 연결된 유럽이 테러 작전을 실행하기엔 용이하다. 미국 이민당국은 9ㆍ11 테러 이후 입국심사를 강화하고 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했다.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한 벨기에 자벤텀 국제공항 [자료=i24news]
자벤텀 국제공항 CCTV에 포착된 테러리스트 용의자 3명

에도르안 터키 대통령은 23일 브뤼셀 자벤텀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용의자 아브라힘 엘 바크라위가 지난해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가지안테프시아 시에서 체포해 네덜란드로 강제추방한 사실이 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인은 비자없이 터키로 이동이 가능하다. 시리아계 IS 대원과 바크라위가 터키에서 접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공포’를 신속히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IS는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미국보다는 유럽을 주요 타깃으로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퓨 리서치 자료(2011)에 따르면 미국 내 존재한 무슬림 인구 330만 명 중 시리아로 간 경험이 있거나 IS 추종자로 추정되는 인구는 250명이다. 벨기에의 경우, 무슬림 인구 66만 명 중 470 명이 시리아로 입국한 경험이 있거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인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통계학적으로만 봐도 벨기에는 미국보다 ‘잠재적인 테러리스트’가 많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퓨리처 통계를 바탕으로 “서유럽 무슬림에 의한 IS 테러 발생 가능성이 미국보다 3배 가량 높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환경 역시 미국계 무슬림보다 유럽계 무슬림이 더 열악하다. 퓨 리서치 자료(2011)에 따르면 무슬림계 이민자 52%는 무슬림 외 다른 종교인이나 사회구성원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을 포함한 39개국의 무슬림 이민자 95%는 무슬림 신자가 아닌 사회구성원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제 환경도 다르다. 무슬림 이민자가 다수 거주하는 브뤼셀 몰렌베이크의 실업률은 40%에 달하는 등 ‘최하층’ 커뮤니티로 분류된다. 하지만 미국 무슬림계 이민 가구의 45%는 연 평균 소득 5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014년 “유럽계 무슬림보다 미국계 무슬림이 사회에 동화되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유럽 내 무슬림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단절된 양상을 띄고 있다. 지속될 경우 무슬림 내 유럽 사회에 대한 반감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리 테러의 잔당들이 브뤼셀 테러를 감행한 정황이 나오면서 유럽 내 조직적으로 짜여진 IS ‘네트워크’에 대한 실체도 드러나고 있다. 유럽 공격에 특화된 조직원 수백명이 유럽 곳곳에 숨어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나탈리 굴레 프랑스 상원의원은 23일 “400~600명의 IS 지하디스트들이 유럽에 흩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럽에 추가 테러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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