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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먹은 생크림이 가짜?…‘식물성 생크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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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케이크에 풍미를 더하고 커피에 달콤한 맛을 보태 주는 생크림은 몇 년 새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식재료다. 지난 2013년 4만1176t이던 국내 유크림(생크림) 소비량은 지난해 4만3464t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벌써 4366t이 소비됐다.

생크림 소비량의 증가는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2013년 생크림 생산량은 3만2284t에서 지난해 3만7453t으로까지 늘었지만 매년 소비량보다 3000t에서 많게는 8000여t이나 부족한 실정이다.

남아 돌아 골칫거리인 우유를 생크림 생산에 투입하면 넘쳐나는 우유 재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듯 하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있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쓰이는 생크림 수요 중 상당 부분이 유크림과 상관 없는 ‘가짜 생크림’이라는 것이다.


[사진출처=123RF]

생크림은 우유의 지방 성분인 유크림으로 만든다. 유크림을 거품 내어 굳히면 커피 위에 올리거나 케이크를 장식하는 생크림이 된다. 그러나 일부 윈도베이커리(개인 운영 베이커리)를 제외하고는 국내 베이커리 업체 대부분은 ‘식물성 생크림’을 사용한다. 카페모카 등에 생크림을 쓰는 커피전문점들도 마찬가지다.
식물성 생크림은 왠지 동물성 생크림보다 몸에 더 좋을 것처럼 보이지만, 단적으로 말하자면 ‘가짜 생크림’이다. 생크림은 우유에서 유래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식물성일 수가 없다. 시중에서 흔히 말하는 식물성 생크림은 우유가 아닌 팜유에 유화제 등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거품을 내어 굳히면 동물성 생크림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모양이 된다.

식물성 생크림은 동물성 생크림 특유의 우유향이나 고소한 풍미 등은 찾기 어렵다. 일부 커피전문점 업주들은 ‘크림을 많이 먹어서 느끼하다’는 느낌도 식물성 생크림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맛에서 ‘진짜 생크림’의 장점을 느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식물성 생크림이 많이 쓰이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고 유통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사진출처=123RF]

식물성 생크림과 동물성 생크림의 가격 차이는 보통 40% 정도. 소매가로 따지면 50%까지 차이가 난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소매가 기준으로 동물성 생크림은 500㎖에 4000원 선이라면, 식물성 생크림은 같은 가격으로 거의 2배 많은 분량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유통기한도 가공된 유크림은 길어야 한 달인데, 팜유크림은 1년까지도 간다.

식물성 생크림이 ‘보급형’이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동물성 생크림에서 거품을 아무리 단단히 낸다 해도 케이크에 발라 놓으면 금새 사그라든다. 생크림 케이크 특유의 화려한 모양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물성 생크림만 사용하면 케이크 모양이 금새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식물성 생크림을 일부 섞어서라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국내 베이커리 업체들의 설명이다. 결국 늘어나는 생크림 수요도 우유 소비 진작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생크림뿐만 아니라 치즈나 분유 등 다른 유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치즈 소비량은 2000년 4만4897t에서 2014년 11만8067t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국산 원유로 치즈를 만드는 치즈 자급률은 2005년 9%에서 지난해 4.5%까지 떨어졌다. 대부분 수입으로 치즈 수요를 맞춘다는 것이다.

분유도 소비는 늘고 있지만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면서 국산 원유 소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분유 수입물량은 2010년 9270t에서 지난해 2만3296t으로 늘었다. 분유나 치즈 등 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데도 업체들이 수입으로 눈길을 돌리는 건 국산 원유 가격이 외국산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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