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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류부터 농산물까지 건조식품 못말리는 인기…맛도 편의성도 두배
반건조 고구마·보석귤등 저열량 착한 간식



눅눅하고 뜨거운 여름이 가고 햇살 보송보송한 가을이 되면 나이 지긋한 어머님들이 하나 둘 돗자리나 채반을 찾았다. 돗자리는 사람 몫이 아니라 고추나 호박고지 등이 몸을 눕힐 곳이었다.

할머니들이 쟁여두는 저장식쯤으로 인식됐던 건조 식품이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인기식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건조 생선류부터 건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건강 간식이나 다이어트 식품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랑 받고 있다. 가공 과정에서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건강식이라는 것이 건조 식품 인기의 비결이다.


[사진출처=123RF]

▶맞벌이, 1인 가구 즐겨 찾는 건조 생선=딱딱하게 말라붙은 오징어나 굴비 정도에 그쳤던 건조 생선류는 최근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의 반건조 갈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1%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다리는 42.0%, 반건 임연수어는 34.6%, 황태는 13.5%나 매출이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도 식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정체중인 와중에 건조 식품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반건조 생선의 매출 상승률은 지난해에 비해 9.8%에 이른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20여종의 반건조 생선 중 가자미는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들어서 팔린 반건조 가자미만 3800개 이상이다.

건조 생선류가 인기 반찬이 된 배경에는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가 있다. 건조식은 일반 상품보다 중량이 가볍고, 부피도 적어 보관이 편리하다. 신선식품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어 혼자 사는 이들이나 맞벌이 부부가 쟁여놨다 급하게 반찬이 필요할 때 구워내기만 하면 된다. 냉동 식품은 해동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편리한 저장식인 셈이다.

이세우 이마트 건식품 팀장은 “건조식품은 인공적인 가공과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보관기간도 길고 다양한 식감을 제공할 수 있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라고 전했다.

▶심심풀이는 오징어만? 다양해진 어포류=건조 생선류가 1인 가구의 일용할 양식으로 사랑받는다면 어포류는 고급 어종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면서 ‘전천후 안주’ 및 심심풀이 간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징어만 해도 다양한 종류가 나왔다. 롯데마트에서 일반 건오징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8.5% 줄었지만, 수분을 일부 남겨서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반건 오징어는 23.2%나 매출이 올랐다. 반건 오징어에 다양한 양념으로 맛을 낸 조미오징어는 46.0% 매출이 신장했다. 소고기를 양념해 말린 육포도 같은 기간 51.8%나 매출이 뛰었다.

이마트에서도 완전 건조 오징어보다 반건조 오징어나 조미 어포류 등이 더 인기다. 반건 오징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5.5% 신장했고, 조미 어포류 매출도 14.2%나 늘었다.

최근에는 생물로도 먹기 어려운 고급 어종들까지 어포류로 선보이고 있다. 스테이크나 훈제요리로 주로 이용됐던 연어는 물론, 복어 한 마리를 통째로 말려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로 된 복어포도 나왔다. 뼈를 발라낸 장어 한 마리를 그대로 말린 장어포도 술안주나 반찬류로 인기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아구포는 산지에서 1등급 아구를 공수해 매장에서 직접 말려낸 제품이다. 매장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 반건조 상태로 내기 때문에 육질이 더 쫄깃하다.

고급 어포류, 이색 어포류는 오징어나 쥐포 일색이었던 맛에서 벗어나 독특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특히 아구포 같은 반건조 어포류는 완전 건조 어포보다 치아에 부담이 적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품목이다.

▶건조 과일은 과자 대체할 이색 간식=찐 고구마를 말려 쫄깃한 식감을 낸 반건조 고구마나 반건조 감(감말랭이)은 저열량 영양간식으로 인기다. 반건조 고구마는 처음 출시될 당시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겨냥한 이색 간식으로 타깃을 잡았다. 여성 소비자들이 입이 심심해 과자를 찾을 때 저칼로리에 건강에도 좋은 반건조 고구마로 출출한 속을 채우라는 식이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더해진 반건조 고구마는 여성 소비자뿐 아니라 어린이 등 전 연령층이 사랑하는 국민 간식이 됐다. 이마트에서 올해 반건조 고구마와 감말랭이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나 올랐다.

제주도 특산물 코너에서 빠지지 않는 건조 과일도 과자를 대체할 이색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귤을 얇게 잘라 말린 ‘보석귤’은 감귤초콜릿 이후 후속작이 없던 제주 감귤 산업에서 이색 제품이 됐다. ‘보석귤’ 등장 이후로 건조 사과 등 건조 과일 제품이 쏟아졌다. 그 인기도 제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돼, 이마트에서 올해 크랜베리나 체리 등을 말린 건조과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21%나 늘었을 정도다.

건조 식품은 재료를 손질해 말리기만 하면 완성이기 때문에 시간만 들인다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 건조식품을 찾는 연령층이 다양해지면서 집에서 건조식품을 직접 만들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2014년 홈쇼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던 식품건조기는 유행 주기가 빨리 지나가는 주방용품 시장에서 몇 년 째 맥을 잇고 있는 품목이 됐다. 식품건조기는 2014년 히트를 친 이후 지난해 GS샵에서 매 방송시 목표 매출을 10~20% 넘겨왔다. 올해는 전기그릴 구매시 증정하는 사은품으로도 쓰이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t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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