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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카르텔’, 꿩 대신 닭을 선택…트럼프 부인 ‘세미누드’까지 공개한 막장 경선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의 선풍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공화당이 반(反) 트럼프 연대의 기수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낙점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 지금까지 거들떠 보지도 않던 크루즈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는 것. ‘워싱턴 카르텔’이 꿩 대신 닭은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앓이에 빠진 미 공화당 경선판은 트럼프 부인의 ‘세미누드’ 공개에 이어, 트루즈 부인의 비밀 폭로 협박으로 얼룩지는 등 막장을 달려가고 있다. 조롱ㆍ막말ㆍ인신공격ㆍ성적공격도 모자라 이번엔 상대방 부인들의 사생활까지 들춰내는 등 옐로 잡지 보다 못한 경선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경선후보 [사진=게티이미지]

꿩 대신 닭?…반(反) 트럼프 기수는 크루즈?=지금까지 미 공화당 주류는 크루즈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크루즈 역시 공화당 주류의 눈에는 ‘이방인’으로 비춰졌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워싱턴 정가에선 크루즈가 살해된다고 해도 어느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돌았었다. 심지어 “당신이 상원에서 크루주를 살해한다고 해도 아무도 당신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는 상원의원도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크루즈의 존재감이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공화당 주류의 적자로 통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데다, 트럼프를 저지할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크루즈 상원의원이 유일한 희망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23일(현지시간) “최근 워싱턴 카르텔이 크루즈를 트럼프에 대항할 유일한 후보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즈 주지사가 크루즈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잽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크루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크루즈가 22일 열린 유타 주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트럼프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었던 것도 공화당 주류의 조직적인 도움이 컸다는 분석이다.

도덜드 트럼프 공화당 경선후보 [사진=게티이미지]

옐로 잡지 보다 못한 막장 경선=미 공화당 경선이 ‘트럼프 대 크루즈’ 간 대결로 압축되면서 경선판은 옐로잡지 보다 못한 막장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대선판은 어깨와 상반신, 허리와 엉덩이 라인 일부를 드러낸 ‘세미누드’ 사진 한 장으로 시끄러웠다. 영국 남성잡지 G.Q에 실렸던 이 사진은 노출 수위가 높아 얼핏 보면 포르노그래피로 생각될 정도다.

문제는 이 ‘세미 누드’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과거 모델 시절 사진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오래된 이 사진을 공개한 것이 크루즈 상원의원 측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크루즈 의원의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인 ‘메이크 아메리카 어섬’(Make America Awesome)이 멜라니아가 과거 모델 시절 찍었던 도발적 사진을 유타 주에서의 온라인 선거광고에 사용한 것. 어섬은 이 멜라니아의 세미누드 사진에 “멜라니아 트럼프를 보라. 차기 퍼스트레이디. 원하지 않는다면 화요일 테드 크루즈를 지지해달라”는 문구도 적어 놓았다.

트럼프도 발끈했다. 그는 23일 트위터에 “멜라니아가 G.Q. 잡지를 위해 찍은 사진을 사용한 좀 수준 낮은 광고”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쟁이 크루즈는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인 비밀 폭로’ 협박에 격분한 크루즈 의원은 또 다시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나와 “내 아내는 당신(트럼프)에게는 정말 과분한 상대”라며 “인신공격을 원하면 내게 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내 아내에 대한 공격은) 트럼프 답지 않다”며 “그가 저러는 것은 어제 매우 안좋은 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는 유타 주에서 완패했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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