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문화산업과 스포츠산업의 유명인사들이 속속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면서 정치헌금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로부터 미국 대선경쟁에서 문화,스포츠 산업의 억만장자들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은 만만찮다. 산업대표로 이들이 공식적으로 기부하는 정치헌금의 액수도 적지 않은데다가, 이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면 자유분방한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예능계는 민주당 후보를, 미국적 가치관에 충실한 스포츠 스타들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여성후보와 기업가출신 내셔널리스트로 압축된 올해는 그렇게 단순하지 만은 않다. 백악관 주인이 될 후보를 지지ㆍ지원하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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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스필버그 |
▶美 최초 여성대통령 꿈꾸다 … 골수 힐러리 지지파=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계 대표 인물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자산 35억달러)가 있다. 그는 일찌감치 정치헌금으로 자신의 지지성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스필버그 개인 차원으로 클린턴에게 2700달러의 정차지감을 기부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동안 기부금을 개인당 최고 2700달러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공동창업한 드림웍스의 대표 자격으로 클린턴에게 100만달러를 또 따로 기부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또다른 감독이자 거물 제작자인 J.J.에이브람스(자산 1억2000만달러)도 클린턴 지지를 명확히 밝힌 경우다. 그역시 스필버그 처럼 개인자격으로는 2700달러를, 슈퍼팩에 50만달러를 별도로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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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5수끝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자산 2억4500만달러)도 클린턴 지지자의 한 사람이다. 비록 개인적 기부금은 2700달러에 불과하지만, 그의 인기나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의 지지는 다른 잠재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적지 않은 효과를 가진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에서는 그가 환경 문제에 있어 클린턴보다 더 적극적인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알려진바대로 디카프리오는 오스카 수상소감에서 지구온난화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그외에도 클린턴 지지에 나서고 있는 스타들은 많다. 최근 올랜드 블룸과의 열애설로 연일 보도에 오르내리고 있는 유명 가수 케이티 페리(자산 2억6000만달러)도 아이오와 경선 현장에서 클린턴을 응원하고, 지난 2일엔 엘튼 존과 함께 클린턴 지지 모금을 촉구하는 콘서트 공연을 펼쳤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찍은 셀피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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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티의 인스타그램(왼쪽)과 브리트니의 트위터 계정 |
브리트니 스피어스(자산 1억8500만달러)도 지난달 클린턴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지지이유를 직접 밝혔다.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낼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대선후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브리트니는 그동안 단 한번도 정치적 입장을 밝힌 적 없다는 점에서 세계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그 외에도 슈퍼볼에서 막강한 정치적 파급력을 보였던 팝디바 비욘세(4억5000만달러)도 2700달러로 클린턴을 지지했다.
한편 배우이자 영화프로듀서 대니 드비토(자산 8000만달러)는 민주당 경선후보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 2월 초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겨우 1%의 표심을 얻으며 경선포기를 알린 마틴 오말리에 2700달러의 기부금을 내놨을 뿐만 아니라 상원의원 샌더스에도 같은 금액을 추가로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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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슨과 트럼프 (출처: 유투브) |
▶’누가 뭐래도 트럼프야!’ 독특한 사연의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언론에선 문제아로 표현되지만,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유명인사들도 적지 않다. 특히나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 많은 인물이 포착된다.
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마이크 타이슨(자산 300만달러)이 대표적이다. 특이한 점은 타이슨이 무슬림이라는 사실. 무슬림을 모두 극단적인 테러리스트 처럼 묘사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것이 의외다.
이유가 있다. 타이슨은 자신을 ‘트럼프를 위한 무슬림’이라고 표현한다. “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의 흑인으로 태어났다. 처음 만난 날 그는 내 손을 잡아줬고 내 가족을 향해 무시가 아닌 존경을 표했다. 버락 오바마를 포함한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진 않았다.” 타이슨과 트럼프의 인연은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트럼프의 건물인 트럼프 플라자에서 타이슨이 헤비급 결승전을 치루면서 부터다. 그 이후로 타이슨은 완전히 그의 편에 선 ‘트럼프의 0순위 스포츠 스타’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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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벅홀츠와 아내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알만한 선수 가운데 트럼프 지지의사를 밝힌 인물도 있다.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클레이 벅홀츠(자산 4500만달러)다.
그가 트럼프의 열성 팬이 된 데에도 독특한 이유가 따른다. 2008년 트럼프가 종합격투기 대회 ‘어플릭션 밴드(affliction banned)’를 개최했는데, 마침 그 경기를 관람했던 클레이 벅홀츠는 경기후의 파티에 참석한다. 그자리에서 트럼프는 벅홀츠에 모델 출신의 미녀 한 사람을 소개하는데, 그녀가 바로 지금 벅홀츠의 아내가 된 모델 출신의 린지다.
트럼프 덕에 모델출신 아내를 얻은 벅홀츠는 감사의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에 전혀 관심없던 나를 매료시켜준 트럼프”라며 공공연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스포츠 스타들은 이외에도 많다. 프로 미식축구 NFL의 톱스타인 톰 브래디를 비롯해 허스켈 워커, 농구감독 밥 나이트, 자동차경주선수 체이스 엘리엇 등이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트럼프에 대해서 만큼은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보이는 유명인사들도 많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아예 미국을 떠나겠다고 발표한 이른바 ‘안티 트럼프 9인방’이다.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를 비롯해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 새뮤얼 잭슨 등이 그들이다. “트럼프는 그저 돈 많은 부자 노릇에 만족해야 한다”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줄 잘못선’ 스타들, 정치무관심 스타들도 = 물론 클린턴과 힐러리 이외의 인물을 지지했던 인물들도 있다. 예컨데 캐리비안의 해적과 CSI 시리즈 등을 제작한 거물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자산 8억5000만달러)의 경우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플로리다 전 주지사인 젭 부시를 지원했었다. 배우 켈시 그래머(자산 6천만달러)는 공화당 신경외과의사 벤 카슨 후보에 5000달러를, 미국 상원의원 랜드 폴에 50000달러를 기부했다. 하지만 둘 다 트럼프의 아성에 무너져 이번 경선에서 물러났다.
뉴욕 양키즈팀의 야구선수 마크 테세이라(자산 2250만달러)는 마르코 루비오의 기금모금 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릴정도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었다. 물론 1만달러가 넘는 기부금도 쏟았다. 하지만 결국은 ‘좋다가 만’ 상황이 됐다. 마블 엔터테이먼트의 경영자인 아이작 펄뮤터(자산 37억달러)도 루비오에 2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한편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하차한 루비오 상원의원이 테드 크루즈를 지지할 것으로 미국 정치전문매체들은 보도했다. 연일 막말 파문으로 골머리를 앓는 트럼프의 기세를 꺾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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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게펜 |
이번 선거판에서 드림웍스 설립자이자 영화와 음반제작자로 활동하는 미국 대중문화계 최고 부호 데이비드 게펜(자산 69억달러)의 ‘의외의’ 행보도 눈에 띈다.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큰손인 그는 매 대선 때마다 후보자들을 열렬히 지지해왔었다. 대부분은 민주당 후보였다. 게펜이 동성연애자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후보들이 성소수자들에 관대한 공약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에도 게펜은 힐러리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2014년까지만 해도 “비범하고 똑똑하며 기량이 뛰어난 여성”이라며 거액의 기부금으로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었다. 하지만 막상 선거철이 되자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다. 이유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어느정도 짐작이 간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몸담고 있는 모두는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일을 쉽게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치에 다소 환멸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seri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