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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여행은 가라”…감옥 탐방, 귀족 체험, 별의별 여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평범한 여행은 싫다.”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여행 횟수도 늘면서, 잘 알려진 여행지에서 보는 것 중심의 관광(sightseeing)을 넘어, 낯선 곳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은 권태를 이기려는 인간의 본능과 무관치 않다.

이제 ‘이색 여행’은 호기심 많은 마니아층에 국한되는 관심사가 아니다. 여행객이나 여행사 모두 필수 아이템으로 여기고 있으며, 정부까지 가세해 이색여행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사막 가보지 말입니다”= 죄수나 중세 귀족 코스프레, 사막을 향한 ‘특전사’식 배낭여행, 호텔 밖으로 나간 호텔의 봄소풍 도시락패키지는 신선함과 기발함이 넘친다.

알 카포네 등 지상 최악의 흉악범을 격리시킨 알카트라즈 섬 감옥은 소쿠리패스가 개척한 이후 인터파크투어, 내일투어, 탑항공여행 등이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연방정부의 요새로 사용됐던 알카트라즈는 섬 둘레가 높이 41m의 절벽인데다 조류가 빨라 도저히 탈출할 수 없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1963년까지 감옥으로 쓰이다, 지금은 주민등록상 무인도이고, ‘골든게이트국립휴양지’ 범주에 속한다. 소쿠리패스는 알카트라즈 관광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크루즈 업체 ‘블루 앤 곧드 플릿’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런던 중세 연회 체험
▶아일랜드 옛성에서의 하룻밤

▶“귀족들 이렇게 놀았구나”= 오페라 유령의 배경장소인 프랑스의 ‘오페라 가르니에’는 관광객들에게 작품속에 들어가 고풍스런 계단을 오르고 주인공이 노래하던 곳에 머무르는 등 오감으로 예술적 감흥을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런던브릿지 옆 중세연회장(medieval banquet)에서는 당시 의상과 풍속으로 코스프레하는 코스튬 파티(costume party)를 즐기며 중세의 정취를 체험할수 있다. 정창호 소쿠리패스 사장이 발로 뛰어 하나씩 개척한 상품들이다.

세계적인 여행 브랜드인 인사이트 베케이션즈는 아일랜드의 맥주업체 기네스로부터 아일랜드 고풍스런 성 ‘Ashford Castle’을 인수, 5성급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TTC코리아는 중세 귀족들의 생활 공간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해 놓은 이곳을 여행고객 숙소로 삼았다. 호화스런 침실, 연회가 벌어지던 다이닝 룸, 정성스럽게 가꿔진 정원은 일반 호텔에선 맛볼 수 없는 정취를 제공한다고 여행사측은 설명했다.


▶‘특전사’식 사막 배낭여행.
▶서울 잠실 등 전세계 80여개 도시에서 열리는 물감던지기 이벤트 ‘칼라미라드’

▶오색 물감에 흠뻑 젖는 컬러미라드= 스페인의 ‘토마토 던지기’ 축제보다 수백배 규모가 큰 ‘컬러미라드’ 축제는 서울 등 전세계 80여개 도시에서 열린다. 블루, 그린, 핑크, 옐로 등 물감을 던지고 칠한다는 면에서 비슷하지만 이 도시 저 도시 여행하며 나라별 차이를 즐기는 ‘노마드’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오는 4월9일 서울 잠실운동장을 비롯해 80여개 도시에서 100여만명이 물감을 던지며 논다. 서울에서 열려도 온 나라 사람들을 다 볼수 있고, 해외 도시의 컬러미라드 행사장에서 한국인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엔터테이너 박나래가 진두지휘할 올해 서울행사엔 끈적한 젤 드롭(Gel drop) 이벤트가 추가됐다.


▶호텔 밖으로 나간 호텔의 봄 도시락 패키지

▶정부도 팔 걷은 이색여행 상품개발= 지구촌 여행객들의 호기심이 커지자 우리 정부도 이색 여행상품 개발에 직접 뛰어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레저, 스포츠, 관광을 엮는 ‘크로스오버 이색 체험상품’ 공모를 마치고 현재 심사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런 와중에 하나투어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서울지하철에 ‘펀(Fun)’을 입혔다. 세계 인기관광도시 이미지로 꾸며진 ‘세계여행열차’를 지하철 7호선에서 운행하는 것이다. 라오스, 시드니, 체코 등 세계 곳곳의 인기여행지 이미지가 객실 가득 래핑돼 있다. 하루 5~6회 이런 인테리어의 객차을 운행하고 있다.

▶황사도 상품 소재가 되고= ‘황사’도 상품이 되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봄 황사철을 맞아 도시인들을 위한 ‘어반힐(Urban Heal)패키지’를 6월 30일까지 선보인다. 공기청정, 전면 소독 등을 통해 무균호텔로 만들고 전신 안마 및 피부관리에 도움이 되는 구색들을 담았다.

도시락과 봄꽃을 소재로 한 호텔가의 봄도시락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오는 4월 ‘워커힐 벚꽃죽제’를 여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이 벚꽃 도시락과 벚꽃 음료, 벚꽃 매트 등을 앞세워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으며, 그랜드 하얏트 서울과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남산의 봄 정취와 도시락을 엮어 테이크아웃 메뉴를 내놓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 호텔 밖으로 박차고 나온 호텔=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일식당 만요와 그랜드 힐튼 서울의 일식당 미쯔모모, 리츠칼튼 서울 일식당 하나조노는 테이크아웃 일식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과 해비치는 휴대가 편한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호텔이 ‘소풍’의 개념을 마케팅에 적용한 것은 닭장 속 암탉이 마당으로 나온 격이다. 이처럼 이색 여행상품은 관광 비즈니스의 지평을 넓히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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